서울 아파트 3.3㎡당 분양가, '소형보다 싼' 대형 등장
서울 아파트 3.3㎡당 분양가, '소형보다 싼' 대형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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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내 한 분양단지 견본주택 (기사 내용과는 무관,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서울의 신규 분양 아파트 가운데 대형의 3.3㎡당 분양가가 소형보다 낮은 단지들이 잇따라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재건축·재개발 단지에서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이 불황인데다 실수요자들의 중대형 기피현상, 소형 품귀현상 등이 맞물려 나타난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20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한 강서구 공항동 '마곡 힐스테이트'에서 가장 작은 평형인 전용 59.99㎡A타입의 경우 3.3㎡당 분양가는 1653만원이다. 현대건설이 긴등마을을 재건축 하는 이 단지의 전용 84.98㎡A는 1545만원, 가장 큰 면적인 114.49㎡는 1465만원으로 전용면적이 넓을수록 3.3㎡당 분양가는 낮았다.

앞서 2월 공급된 성북구 돈암정릉 재개발 단지 '돈암 코오롱 하늘채'도 3.3㎡당 분양가가 59.86㎡는 1527만원, 84.75㎡는 1454만원, 113.15㎡는 1326만원 등으로 넓은 평형일수록 낮았다.

금호건설이 지난달 성북구 돈암5구역 재개발 사업으로 분양한 '길음역 금호어울림' 역시 59.86㎡는 1529만원, 119.56㎡ 1521만원 등으로 같은 추세였다.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아닌 일반 단지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2월과 4월 잇따라 분양한 금천구 독산동 '롯데캐슬 골드파크' 1·2차에서도 1차는 59.94㎡가 1497만원, 71.39㎡는 1458만원, 84.81㎡ 1387만원 등으로 조사됐다.

이런 현상은 중대형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 폭락, 경기침체에 따른 실속 소비현상,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가구의 구성원 수 감소, 발코니 확장에 따른 작은집의 대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재건축 단지의 경우 지분을 많이 받은 조합원은 과거 한 채의 견조한 중대형을 선호했지만, 지금은 두 채의 중소형을 받을 수 있는 '원 플러스 원' 방식이 가능해 대형의 인기가 떨어져 가격을 낮춘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재건축 추진이 예전에는 시행사가 일반분양 등 모든 사업의 책임을 지는 지분제 방식으로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조합이 시공사에 공사비만 주고 사업 책임은 조합이 지는 도급제를 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이렇다보니 수요가 많고 분양이 잘 되는 중소형 공급을 늘리고 분양가를 올려 수익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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