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올림 협상 재개…'제3 중재기구' 실마리 찾을까
삼성-반올림 협상 재개…'제3 중재기구' 실마리 찾을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제해결 위해 이달 28~29일 대화키로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삼성전자와 반올림(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이 이달말 다시 협상 테이블에서 만난다. 그동안 협상 진행의 걸림돌이었던 제3의 중재기구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16일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 팀장(사장)이 오는 28일~29일 중 반올림을 찾아 입장을 전달하고 의견을 교환한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와 반올림, 심상정 의원 측은 삼성 반도체 백혈병 문제를 제3 중재기구를 통해 협상하자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면서도 직접 만나야 한다는 데에 공감을 표했다.

지난 14일 반올림은 삼성반도체 백혈병 문제에 대한 삼성의 공식사과와 적극적인 보상협상 천명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제3의 중재기구는 반올림의 의견이 아님을 지난달 14일과 17일 두 번에 걸쳐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런데도 삼성이 반올림이 중재기구를 제안한 것처럼 또다시 주장하니 유감이다"라며 이견을 보였다.

제3의 중재기구를 통한 협상 제안은 삼성반도체 백혈병 협상의 물꼬를 한달 여 넘게 막아선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9일 당사자 및 가족, 반올림과 심 의원 측은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백혈병·직업병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공식 사과 △피해자 및 가족들과의 합의 하에 제3의 중재기구를 구성, 중재기구에서 마련한 방안에 따라 피해자 및 가족들에 대한 보상 실시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제3의 중재기관을 통해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화학물질 취급·안전보건관리 현황 등에 대한 종합진단 실시 △직업병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해 시행할 것 등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회견의 내용들과 함께 제3의 중재기구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 밝히며 협상의 물꼬가 터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를 접한 반올림 측이 "심 의원 측과 합동 기자회견 직전까지 협의된 적 없는 내용"이라고 주장하며 협상 개시가 다시 꼬였다. 합의된 발표인 줄 알았던 삼성전자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우선 반올림과 심 의원 측 간의 원활하지 못한 소통이 문제였다. 반올림도 이를 인정하며 "협의된 사안이 아니고 기자회견 전에 미리 확인하지 못한 부주의를 인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전조율도 문제지만 반올림이 제3 중재기구를 꺼리는 데에는 협의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입지가 약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심 의원은 지난달 15일 국회 모두 발언을 통해 "제3의 중재기구를 통한 보상에 대한 언급이 당사자들과 협의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냐는 피해자 가족들의 우려가 있음을 유념해 (삼성전자는) 반올림과 성실하게 협의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반올림에 28일~29일 중 직접 만나 협상을 시작하자고 전한만큼 제3의 중재기구를 통한 보상에 대한 우려는 일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반올림 측 관계자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삼성을 직접 만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첫 공식 사과를 한 만큼 앞으로 피해자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또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기대한다. 구체적인 상황으로 전개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반올림의 상임활동가인 이종란 노무사도 "삼성과 반올림 사이에 기존에 있던 이견들이 상당 부분 해소된 상태"라며 "직접 만나 이야기하는 것만 남았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역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는 판단 하에 권오현 대표이사를 내세운 공식입장 발표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4일 진행됐던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 공식 브리핑 당시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협상의 이견이) 해소돼 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현재 참여 중인 행정소송 4건, 9명에 대한 보조참가를 철회하기로 결정하고 15일 법원에 보조참가 신청 취하서를 제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부터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불승인판정에 대한 총 10건의 소송 중 4건에 보조 참가인으로 참여해왔다. 여기엔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 백혈병 소송도 포함돼 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