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김종준 행장 잇단 구설에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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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하나은행

중징계 직전 성과급 지급 논란…수그러들지 않는 사퇴설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하나금융그룹이 김종준 하나은행장(사진)을 둘러싼 잇단 구설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중징계 처분에 따른 김 행장의 '자진 사퇴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징계가 결정되던 날 장기 성과급을 받아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눈총을 사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지난달 17일 김 행장을 비롯한 은행·계열사 임원들을 대상으로 2011년부터 2013년까지의 경영 실적에 따른 주식연동 성과급을 일괄 지급했다. 이에 따라 은행 임원 50여명은 50억원을 현금으로 받았으며, 김 행장도 7800만원의 성과급을 받았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김 행장이 중징계 결정을 앞둔 시점에서 이처럼 장기 성과급을 그대로 지급받은 데 대해 의문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이미 금융당국은 3월 중순부터 김 행장에 대한 중징계 처분을 사전 통보한 상황이었다. 

특히 김 행장이 하나캐피탈 사장으로 재직했던 2011년의 성과급이 이번 지급분에 포함됐다는 점이 논란을 키웠다. 공교롭게도 김 행장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사안이 2011년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김 행장은 지난 2011년 9월 김 전 회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옛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했다가 손실을 냈다는 의혹이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

더군다나 이번 성과급 지급이 김 행장의 징계 수위가 확정되던 17일에 이뤄졌다는 점도 논란에 불을 붙이고 있다. 하나금융이 내부 규정인 '중징계를 받은 임원은 이사회 결의에 따라 성과급의 50%를 환수할 수 있다'는 부분을 의식해 성과급 지급을 서두른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에는 4월말에 장기 성과급을 지급했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김 행장의 중징계 확정 시점을 감안해 급하게 성과급 지급을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며 "원래 4월30일이 마감 시일이다. 작년에는 주식연동 성과급을 처음 지급하는 만큼 논의할 내용이 많았지만, 올해는 비교적 논의가 빨리 끝나 시기가 앞당겨진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김 행장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자, 임기 만료 시점인 내년 3월까지 김 행장이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확실해졌다. 앞서 김 행장이 남은 임기를 모두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후에도 그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하다. 금감원이 이례적으로 제재내용을 조기 공개하면서 당국이 김 행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도 김 행장의 거취 문제가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당시 김 행장은 예상을 깨고 연차총회장에 등장했지만, 하나은행의 사업 계획이나 성과에 대해서는 일체 발언하지 못했다. 취재진의 임기 관련 질문에 대해 "할말이 없다"는 대답으로 일관하며 자리를 피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함께 참석한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간담회 자리에서 향후 사업계획에 대해 자유롭게 언급해 김 행장과 대조되는 행보를 보였다. 이건호 KB국민은행장과 이순우 우리은행장, 김한조 외환은행장 등 다른 시중은행장들은 세월호 참사와 각종 금융사고를 의식해 참석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오는 16일 한국은행에서 열리는 금융협의회에 김 행장이 참석할지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김 행장은 중징계 결정 직후인 지난달 18일 금융협의회에는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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