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 수입보험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첫 감소, 왜?
생보 수입보험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첫 감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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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회계연도 54조7201억원 12.9% ↓…세법개정 직격탄

[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생명보험사들의 수입보험료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생명보험산업의 성장 전망이 암울해지고 있다.

28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회계연도(2013년 4~12월)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54조7201억원으로 생존보험, 생사혼합보험 등 일반저축성보험 실적 감소로 인해 12.9% 줄어들었다. 이는 1998회계연도, 2001회계연도, 2008회계연도 이후 네 번째이다.

생존보험 수입보험료는 16조2636억원으로 전 회계연도 즉시연금 수입보험료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로 인해 32% 감소했으며, 생사혼합보험 수입보험료 역시 13조9738억원로 9% 줄어들었다. 생존보험과 생사혼합보험의 초회보험료는 각각 3조7784억원, 2조9457억원으로 69.7%, 49.4% 감소했다.

이는 2013년 2월15일 개정세법이 시행된 탓으로 분석됐다. 개정세법 시행 이전까지는 즉시연금 가입 직후 연금을 수령하더라도 비과세 혜택이 적용됐다. 그러나 지난해 2월 이후부터 종신형 연금의 경우 연금소득세를, 상속형 연금에는 이자소득세를 부과했다. 생사혼합보험은 비과세 인정 기간인 10년 이내 중도인출시 일정 부분 비과세가 적용되던 점을 연간 200만원 이상 중도인출시 과세하도록 했다.

변액보험의 경우 0.9% 감소하면서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주식시장이 정체됨에 따라 주식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변액연금, 변액유니버셜보험 등 변액저축성보험의 수요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반면 종신보험, CI보험, 암보험, 질병보험 등 사망보험은 23조8659억원으로 3.8% 증가했다. 사망보험은 2008회계연도 1.1%, 2009회계연도 1.7%, 2010회계연도 0.8% 등 감소추세를 보이다 2012회계연도 7.4% 증가하면서 3년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다. 이는 생보사들이 저축성보험 쏠림현상 해소를 위해 암보험, 질병보험 등 보장성보험을 잇다라 출시하는 등 등 점유율 확대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체보험은 퇴직연금의 실적 급증에 의해 27.5% 증가한 6167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연구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던 사망보험 저성장·저축성보험 고성장의 산업구조가 사망보험 성장세 확대·저축성보험 성장 둔화로 구조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생보사들은 암보험, 질병보험 신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으며, 건강리스크에 대한 관심 확대와 맞물리면서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다. 또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고가인 통합형보험 위주의 종신보험은 경제성장 부진과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구조적 변화도 장기적으로 생보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수 없는 것으로 예상됐다. 생보산업의 성장을 이끌어왔던 일반저축성보험의 인기는 사그라들고 있으며, 변액보험은 주가지수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면서 수요 기반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성장세를 보이는 사망보험의 경우 생보사들이 과거 암보험, 질병보험에서 손실을 경험한 바 있어 고성장 가능성은 낮다는 예상이다. 신규시장인 고령시장은 경험 데이터 부족과 높은 위험률 등으로 생보사들이 적극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다.
 
아울러 부채적정성평가(LAT) 개선, RBC제도 강화, 국제회계기준 도입 등의 제도 개선도 생보사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생보사들이 성장성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신성장 동력 발굴에 힘쓰고 소비자 신뢰 제고를 통한 보험수요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령층의 보험상품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충분한 위험률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성장여력을 저해할 수 있는 소비자의 신뢰도 약화를 방지하기 위해 보험에 대한 인식제고 및 이미지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는 것.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령자 대상 상품의 경우 충분한 위험률 마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며 "생보사들은 소비자들이 보다 이해하기 쉬운 단순한 상품을 개발하고, 보험상품에 대한 비교와 이해가 용이하도록 비교공시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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