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업계 유사한 가격인상률, '암묵적 담합' 의심"
"동종업계 유사한 가격인상률, '암묵적 담합'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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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서울파이낸스 남라다기자] 소비자단체는 "최근 식음료·패스트푸드업계 등이 엇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인상률로 제품 가격을 올린 것을 보면 '암묵적 담합'이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담합 의혹을 제기했다.

16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기업의 가격 인상 행태를 보니 동종업계 내에서 가격인상의 시기‧인상률‧금액을 동일하게 발표한 데에는 암묵적 담합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기업들은 가격인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권을 박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물가감시센터 측은 "대부분의 업계에서 점유율 1위 업체가 가격을 인상하면 2~3위 업체는 평균 39일 내에 인상을 해 가격 담합 행위를 한 게 아닌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제과업계는 45%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롯데제과가 작년 10월 가격인상을 발표하자, 뒤이어 제과 4사가 모두 3개월 내에 10% 내외로 가격을 인상했다. 음료업계 기업도 시장점유율 1~2위인 롯데칠성음료와 LG생활건강이 40일 간격으로 가격인상을 발표했으며, 인상률도 코카콜라(LG생활건강)와 펩시콜라(롯데칠성음료)가 각각 6.5%, 6.6%로 거의 동일한 수준이었다.

패스트푸드 업계에서는 올 2월14일 롯데리아의 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맥도날드와 버거킹이 38일 사이 100원에서 300원까지 비슷하게 가격을 올렸다.

문제는 이같은 가격 인상 행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밀가루(CJ제일제당, 대한제분, 삼양사, 동아원)와 장류(CJ제일제당, 대상, 샘표식품)가격이 1~2월 내에 모두 인상됐으며, 8~9월에는 원유가격연동제 시행을 빌미로 모든 유업체가 흰우유 1리터 기준 200원~220원 가격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센터는 "최근 기업들의 가격 인상 형태를 보면 매출액과 지출 비용의 차이가 발생한다"면서 "하지만 경쟁사와 같은 가격을 책정하거나 유사한 폭으로 인상하는 등 소비자 비난은 회피하면서 수익은 보장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업들은 무분별한 가격 인상과 암묵적인 가격 담합 행위를 즉시 중단하고 정부가 나서 철저하게 조사해달라고 촉구했다.

센터 관계자는 "가격 담합은 시장경제 원리를 해칠 뿐 아니라 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소비자의 외면을 초래한다"며 "기업은 소비자와 기업 스스로를 위해서도 이러한 암묵적 담합행위를 즉시 중단해야 할 것이며, 공정거래위원회는 철저하게 조사하고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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