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사업재편 '가속'…'3각 승계구도' 윤곽
삼성그룹, 사업재편 '가속'…'3각 승계구도' 윤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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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삼성

전자 부문 이어 중화학 사업구조 개편
전자·금융-패션·미디어-호텔·화학 계열정리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삼성그룹 내 사업구조재편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 측은 '사업적 상승효과를 위한 재편'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삼성가(家)의 승계구도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을 결의했다.

이날 삼성종합화학은 "대내외의 불투명한 석유화학 산업의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지속성정 기반을 마련해 글로벌 종합 화학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병 배경을 설명했다.

합병은 삼성종합화학이 삼성석유화학을 흡수하는 형태로, 삼성종합화학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석유화학의 주식과 교환하게 된다. 

합병비율은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이 1대2.1441이며, 합병기일은 6월1일, 합병 후 회사 명칭은 '삼성종합화학'으로 결정됐다.

이번 합병으로 삼성종합화학은 삼성그룹의 중화학 분야 계열사 가운데 연매출 2조6000억원, 자산 2조5000억원 규모로 몸집을 불렸다. 특히 양사는 삼성석유화학의 중간화학제품사업과 자회사인 삼성토탈의 기초화학제품, 에너지사업 사이에 유기적인 체계를 구축, 보다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이에 앞서 삼성은 지난해 삼성SDS와 삼성SNS를 합병했고, 제일모직 패션사업 부문을 에버랜드 이관하며 사업구조 정비를 시작했다. 최근엔 삼성SDI와 제일모직을 합병하며 전자 부문 계열사를 수직화했다.

이와관련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의 잇단 사업구조 재편을 삼성가의 승계구도와 연결짓는 시각이 나온다.

기존 삼성의 중화학 부문 계열사는 삼성종합화학, 삼성석유화학, 삼성토탈,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등이 있는데, 합병된 삼성종합화학은 2003년 프랑스 화학회사와 합작해 설립한 삼성토탈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화학 계열사 5곳 가운데 3곳의 합병이라고 봐도 무방한 셈.

현재 삼성종합화학의 지분률 순위는 삼성물산(36.99%), 삼성테크윈(22.56%), 삼성SDI(9.08%), 삼성전기(8.97%), 삼성전자(5.25%) 순이다. 이로써 삼성석유화학 지분 33.2%를 갖고 있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이번 합병으로 삼성종합화학 지분 4.91%를 가진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때문에 재계 일각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그룹 핵심사업인 전자·금융 부문을,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은 패션·미디어 부문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호텔·건설·화학 부문의 승계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같은 맥락에서 삼성그룹의 다음 구조재편 대상은 건설 분야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삼성그룹 내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계열사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삼성에버랜드로, 주거용 건물, 토목, 조경공사와 관리 등 여러 사업분야가 서로 겹쳐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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