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중수 총재의 선명한 족적
[기자수첩] 김중수 총재의 선명한 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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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이번달을 끝으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퇴임한다. 김중수 총재 재임기간에 대한 평가는 극명히 엇갈리고 있지만 그가 한국은행 역사에 선명한 족적을 남긴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 26일 김중수 한은 총재는 한은 출입기자들과 송별회를 가졌다. 김 총재는 시작 후 한 시간여 동안 퇴임 소회를 밝혔지만 하고 싶은 말은 여전히 많아보였다. 김 총재 재임기간 만큼 한국은행 안팎이 시끄러운 적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김 총재는 2010년 취임 당시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전 이명박 정부의 경제수석을 지낸 인물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총재는 "한은도 정부"라며 논란을 부채질했다. 이 발언은 김 총재 임기 내내 주홍글씨처럼 따라다녔다.

시장과의 불통(不通) 논란, 금리 실기론에 대한 비판을 일축한 김 총재도 이 발언에 대해서만큼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총재는 "그 발언이 일종의 멍에가 됐다"며 "벤 버냉키, 재닛 옐런, 옐런 바이트만 등의 인사들도 모두 정부 경제수석을 지냈듯이 한은도 정무적인 판단과 경험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사실 김 총재가 한은 수장으로서 이루고자 했던 주된 목표는 조직의 '개혁'과 '글로벌화'였다. 비록  추진 과정에서 내부 직원들과 마찰을 빚고 구설수에 오르내리기도 했으나 총재의 취지에 대해 상당한 공감을 이끌어낸 것도 사실이다.

특히 김 총재의 활발한 대외활동 덕분에 한국은행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다는 데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어 보인다. 한은 내부에서도 "이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수년 내 한은 직원들이 글로벌 경제 리더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린다.

김 총재 자신도 "임기 중 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후대의 평가에서 적어도 이 부분만큼은 알아주길 기대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한은 기자단은 퇴임하는 김 총재에게 전달한 감사패에 '한국은행을 국제금융의 리더로 키우려 쏟은 땀과 눈물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남기며 '존중'의 의미를 전하기도 했다.

4월 한은은 이주열號가 새롭게 출범한다. 많은 이들이 김 총재의 임기중 과오로 여겨지는 시장과의 불통 문제나 한은의 독립성 논란 등은 되풀이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김 총재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조직개혁과 글로벌화는 이주열 신임 총재에 엄격한 잣대로 드리워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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