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X 수익성↓…정유업계, 석화사업 진출 '빨간불'
PX 수익성↓…정유업계, 석화사업 진출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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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X가격 4년來 '최저'…中 경기부진·공급과잉 우려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정유업계가 지속되는 정제 사업 부진의 돌파구로 삼은 석유화학 사업 진출이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정유4사가 일제히 생산 중이거나 증설하고 있는 파라자일렌(PX) 사업의 수익성이 최근들어 크게 악화되고 있는 것.

26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톤당 1470달러였던 PX 가격은 지난주 기준 1128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PX는 지난해까지만해도 정유 사업의 부진을 만회하는 수준의 수익성을 기록하며 정유사들의 캐시카우로 꼽혔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PX를 원료로하는 고순도테레프탈산공장(PTA) 공장을 연산 1000만톤 규모 이상증설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중장기적 수익성도 보장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중국 경기가 예상만큼 살아나지 않고  PTA공장 증설 사업도 지지부진해 PX 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수익성 확보를 염두에 둔 한국과 중국 등 국내외 정유사들의 증설은 잇따르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국내에서만 올해 300만톤 규모의 증설이 진행되고 있어 PX 수익성 부진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을 통해 200만톤 규모의 PX생산시설을 증설하고 있으며, 석유화학 업체인 삼성토탈도 100만톤 규모의 증설을 완료해 양사 모두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PX의 2013년 말 국내 생산능력은 644만 톤으로 올해만 국내 PX생산능력이 50% 이상 증가하는 셈이다. 여기에 싱가폴 주롱 PX 설비 80만 톤도 올해 가동되면서 역내 신규 설비가 약 500만 톤에 육박할 것으로 파악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외국인투자촉진법의 통과만 기다리고 있던 GS칼텍스도 일본 쇼와셀과의 100만톤 규모의 PX 증설을 곧장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외촉법이 공포된지 두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기본 설계단계에 머무른 채 본격적인 투자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이에 대해 GS칼텍스 관계자는 "합작투자의 기초 설계단계를 마무리하고 세부설계 작업을 진행 중"라며 "올해 중 부지 조성 작업은 이뤄질 가능성도 있지만 정확한 투자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현재의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합작 투자가 무산될 가능성은 거의 없고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증설을 추진하고 있는 업체들의 입장에서는 시장 상황을 낙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수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한 상태에다 뚜렷한 대안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PX 시황이 나빠지고 공급과잉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유사들은 수익성이 여전히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제 마진이 워낙 좋지 않기 때문에 정유업계 입장에서는 PX 시황이 좋지 않다고 해서 다시 정유 부문에 집중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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