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 경영복귀 '논란', 왜?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 경영복귀 '논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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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27일 아시아나항공 주총 등기이사 선임안건 상정
시민단체, "선임 반대"…'배임이슈' 재부각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임현수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 시도에 대한 재계 안팎의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룹 전반의 구조조정을 초래한 전력이 있는데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서 박 회장이 등기임원으로 재선임되는 과정에서도 회사에 손실을 끼칠 수 있다는 게 주된 배경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27일 열리는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서 박삼구 회장을 새로운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박 회장은 등기임원 선임 후 대표이사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로 복귀할 경우 4년 전과 같이 금호아시아나그룹 주력 기업들의 경영권과 지배권을 갖게 된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2009년 대우건설 인수와 재매각 과정에서 유동성 위기에 몰리며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통해 재무구조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박 회장은 경영실패의 책임을 지고 금호석유화학, 아시아나항공, 대한통운, 금호산업 등 4개 계열사의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바 있다.

하지만 박 회장은 곧바로 경영일선 복귀 수순에 돌입했다. 지난 2010년 11월 금호타이어의 공동 대표이사로 재선임된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임시주총을 통해 금호산업 대표이사로, 이번에는 아시아나항공의 대표이사 복귀를 추진하고 있는 것.

이에 재계 안팎에서는 박 회장의 경영복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전일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 자료를 통해 박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연구소는 "그는 일감몰아주기 및 회사기회유용으로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사익을 추구한 경력이 있고, 계열사에 자금지원을 하여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며 "등기이사 겸직으로 인해 충실한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박삼구 후보의 선임에 반대를 권고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경제개혁연대의 경우 올초 아시아나항공 소액주주들과 함께 박삼구 회장을 포함한 아시아나항공의 전현직 이사 9명을 상대로 총 247억6천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제개혁연대 측은 "이번 소송은 회사가 재무적 어려움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수일가의 지시에 따라 부실계열사를 지원하여 그룹 동반부실로 이어지는 재벌의 행태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라며 "실제 아시아나항공에 발생한 손해를 조속히 회복하기 위해 제기했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박 회장의 경영복귀 시도로 아시아나항공의 추가적인 손실이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9월 아시아나항공은 790억원 상당의 금호산업의 기업어음을 출자전환하는 과정에서 금호산업 주식 13.2%를 갖게됐다. 문제는 금호산업 또한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1%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여서 양 사는 서로 10% 이상의 주식지분을 갖는 상호출자 구조로 묶이게 됐다는 점이다.

현행 상법상 최대주주가 상호출자에 해당되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고 의결권은 2대 주주로 넘어가게된다. 이럴 경우 경영권 갈등을 빚었던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에게로 의결권이 넘어가고 박삼구 회장의 대표이사 재선임은 주총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커진다.

때문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주총 전에 금호산업의 초과지분 3.2%를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매각방식은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 주식시장을 통한 매각,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를 통한 매수 등이 거론된다.

금호산업 주가가 지난해 9월 2만4000원 수준에서 전일 기준 1만2900원 수준까지 급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떠한 방식으로 매각하더라도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향후 경영진의 '배임'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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