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3월 기준금리 동결…10개월째 年 2.5% 유지
한은, 3월 기준금리 동결…10개월째 年 2.5%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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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제 회복세…美 테이퍼링+中 불확실성은 위협 요인"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월 기준금리를 현행 2.5% 수준에서 10개월째 동결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의 마지막 금통위인 가운데, 국내 경기는 회복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나 연준의 테이퍼링, 신흥국 경기둔화 우려 등 대외 불안감이 상존해 있어 상황을 지켜보자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은행은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3월 기준금리를 현행 2.5% 수준에서 동결 결정했다. 지난 5월 2.75%의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한 이후 10개월째 동결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일찌감치 점쳤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 200명을 대상(응답자 124명)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9.2%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한 것. 그 근거로는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신흥국의 성장모멘텀 악화 등 하방 위험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최근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을 웃도는 호조를 보인데 힘입어 경기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시장 안팎에선 연준(Fed)이 연내 테이퍼링을 종료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달 공개된 FOMC의사록에서 대부분의 연준위원들이 테이퍼링을 지속해야 한다고 밝힌 가운데, 일부 연준 위원은 테이퍼링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테이퍼링에 따른 신흥국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이 재부각되는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10일 보고서를 통해 "신흥국 경제가 받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준이 테이퍼링을 2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행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한 "연준과 일부 선진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 조치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자금 이탈이 확대되는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은 글로벌 경기 회복을 가로막는 가장 심각한 위협 중 하나"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경제의 성장 동력인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7.5% 경제성장률 목표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부진 및 신용축소, 물가하락, 위안화 약세 등으로 인해 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것. 일각에선 중국의 경착륙 및 금융위기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동향 3월호'를 통해 "중국은 일부 선행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며 "미국의 지속적인 테이퍼링과 함께 중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국내 경제에도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KDI는 국내 경제는 내수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그린북'을 통해 "신흥국 불안, 엔저에 따른 위험요인 등이 상존해 있지만 광공업·서비스업 등 전분야에서 생산이 증가했다"며 "회복 조짐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정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의 상·하방 리스크가 상존하는 경우 기준금리의 중립 기조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며 "국내경기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기준금리를 인상하기에는 물가와 성장 등 전반적인 펀더멘탈 여건이 충족되지 못한 상황이고 최근 부각된 하방 리스크는 한은의 금리정책 변화를 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형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미국과 유로지역의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적으로도 경기가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날씨에 의한 미국경제의 회복강도 약화 및 중국의 성장둔화 우려, 우크라이나 정정 불안 등 경기 하방위험이 상존함에 따라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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