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원유 유출 지역, 벤젠 농도 기준치 '50배'
여수 원유 유출 지역, 벤젠 농도 기준치 '50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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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유사시 '주민 대피' 수준"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지난 1월말 여수 원유 유출 사고 이후 발암물질인 벤젠의 대기 중 농도가 기준치의 50배 가량 높게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방제작업에 참여한 주민들의 소변에서는 피부질환을 유발하는 독성물질 '크실렌'도 상당량 검출됐다.

일과 건강, 민주노총 등 20여개 시민사회·노동·환경단체가 참여한 '알권리 보장을 위한 화학물질 감시 네트워크'는 10일 방제작업에 나섰던 주민건강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네트워크는 지난달 5일부터 노동환경건강연구소와 함께 방제 작업에 참여한 주민들의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노출량을 평가했으며, 주민 37명을 대상으로 유류 유출 사고 이후 건강상 이상이 없었는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네트워크에 따르면 방제현장의 벤젠 농도는 21.4~52.2ppb로 일반 대기중 기준 농도 1.41ppb보다 최대 50배까지 높았다. 또 지역주민의 35%가 피부 증상을 경험하고 구역감과 두통증상을 호소하는 주민도 50%를 넘었다.

네트워크 관계자는 "벤젠 등 유기화합물은 사고 초기 8시간 이내에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 대부분이 고농도의 유해물질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에 확인된 벤젠 노출 농도는 선진국에서는 유사시 주민 대피 기준으로 적용했던 농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방제작업에 나선 지역주민의 소변에서는 피부질환을 유발하는 독성물질 크실렌이 평균 56mg/g Creati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일반인구나 기존연구에서의 대조군의 비해 크실렌의 뇨중 대사산물 농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네트워크 관계자는 "방제작업에 참여한 어민과 봉사자의 절반 가량이 고농도 발암물질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사고 주변 주민들의 대피권과 화학물질에 대한 알권리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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