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서울시장 출마…현대重 지분 백지신탁?
정몽준, 서울시장 출마…현대重 지분 백지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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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심사 결과에 따를 것"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현대중공업의 최대 주주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그가 보유한 10.15% 지분에 대한 백지신탁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일 정 의원 측은 "오는 3월 2일 오후 2시 서울 남산 백범광장 김구 선생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주식은 717만7769주(지분율 10.15%)로 26일 종가기준 약 1조6186억원에 달한다. 그가 서울시장에 당선될 경우 공직자윤리법 주식백지신탁제도에 따라 직무와 관련성이 있는 보유주식은 매각하거나 백지신탁 해야 한다.

보유하고 있는 주식 평가액이 총 3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취임 1개월 내에 처분하는 것이 원칙이며, 직무 관련성은 안전행정부 산하 주식백지신탁 심사위원회의에서 결정된다.

현대중공업은 본사가 울산에 위치해 있고 선박·건설기계 제조 등 수출위주 업종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서울시와의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그룹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와 하이투자증권, 호텔현대 등은 서울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지난 7일 "현대중공업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어떤 변화가 있더라도 계속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식백지신탁 심사를 받고 그 결과를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의원은 또 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26일에도 현대중공업 주식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논란이 되고 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다"며 "관련 규정대로 하겠다는 것을 여러 번 말씀 드렸다. 그렇게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 의원 측은 내심 직무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판정되길 바라는 분위기다. 그는 지난달 말 방미 일정 이후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과의 만남을 소개하며 "재산이 50조인 블룸버그 전 시장도 심사를 받았지만 직무 관련이 없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 의원의 바람과 달리 주식을 전량 매각하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 그를 중심으로 한 현대중공업의 지배구조도 유지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 의원이 가진 그룹 지배권은 자연히 소멸되고,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수석부장에 대한 주식 증여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공직자 윤리법은 직계존속의 주식도 백지신탁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2년 안철수 의원이 대선을 앞두고 비영리 재단을 설립해 보유주식을 기부한 사례를 들어 정 의원이 보유 지분을 그룹 내 비영리 재단에 증여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 의원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아산사회복지재단과 아산나눔재단은 현대중공업의 지분 2.65%와 0.6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한편, 정 의원의 서울시장 지방선거 최종 출마여부는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는 김황식 전 총리, 이혜훈 최고위원과의 새누리당 경선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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