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숙원 푼 대부업체, 업계 '메기'로 등장?
저축銀 숙원 푼 대부업체, 업계 '메기'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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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층 대상 중금리대상품 출시 예고
금융당국 가이드라인 등 장애물 산적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제도권 진출'이라는 대부업계의 오랜 숙원이 풀렸다. 저축은행 인수를 눈앞에 둔 대부업체들은 저축은행업계에서의 '메기'를 자처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까다로운 규제 등 풀어야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예성저축은행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예나래저축은행과 예주저축은행은 아프로파이낸셜그룹(러시앤캐시), 예신저축은행은 웰컴크레디라인대부(웰컴론)를 각각 선정했다.

예보 관계자는 "본입찰 결과 가교저축은행 4곳 중 예성·예신·예주 등 3곳은 최고가를 제출한 업체에 우선협상 지위를 부여했다"며 "다만 예나래 경우 입찰에 참여한 업체 3곳이 모두 예정가격을 밑돌아 재입찰을 통해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예보는 이들 우선협상대상자와 세부적인 가격협상 등을 거쳐 이달 중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들 우선협상대상자는 금융위원회의 주식취득 승인을 거치면 저축은행 인수를 완료하게 된다.

◇대부업체發 금리인하 본격화?

이들 대부업체들은 사실상 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함에 따라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평균 20%대 중금리 대출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자체 개발해 운영하는 신용평가시스템(CSS) 노하우를 저축은행에 접목, 개인·소상공인 등에 특화된 대출 상품을 중심으로 영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러시앤캐시는 그룹의 자산이 서울에 집중돼 있는 만큼 우선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양한 영업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예주저축은행의 경우 서울을 영업권으로 강남구에 본점, 수도권지역에 8개 지점을 두고 있으며 예나래저축은행은 전북 전주에 본점이 있지만 서울·경기지역에 지점 3개를 보유하고 있다.

러시앤캐시 관계자는 "평균 20%대의 대출 상품을 중심으로 중금리대 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며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기업대출 보다는 개인 등 서민금융을 중심으로 영업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웰컴론도 앞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해솔저축은행 거점인 부산을 중심으로 영업에 나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들 대부업체들이 평균 20%대 대출상품을 출시함에 따라 저축은행 업계도 전체적으로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일부 저축은행들은 평균 30%대의 고금리 신용대출 상품판매에 집중, 저축은행이 은행과 대부업체 사이에서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보다는 돈 벌이에 혈안이 돼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대부업체들이 평균 20%대의 금리 상품을 출시하게 되면 기존 저축은행들도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업계 전체 금리가 인하된다면 정부의 바람대로 은행과 대부업 사이의 금리단층을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고객정보 활용 등 과제 산재

하지만 이들 대부업체들이 풀어야할 숙제도 많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를 허용하면서 △자기자본 500억~1000억원 이상 △저축은행 운영 및 내부통제능력 보유 △연 20%대의 중금리 신용대출 체계 구축 △대부업체의 신규영업 최소화 및 대부잔액 축소 △상호 고객 알선행위 금지 등 까다로운 조건들을 제시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발표되지 않고 있어 저축은행 내외부에서 대부업체들이 자사 고객들의 정보(CB)를 활용해 저축은행 영업에 나설 것이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대부업의 경우 고객 정보를 공유하는 타 금융권과는 달리 CB를 공유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저축은행 등은 제도적으로 대부업 CB를 확인할 수 없지만 대부업체들은 상황이 다르다"며 "금융당국이 엄격한 관리를 한다고 하더라도 음성적으로 고객 정보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에 구멍이 생길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함께 이들 대부업체들은 저축은행 인수 후에도 대부업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업계 상황에 따라 다시 대부업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관련 최윤 러시앤캐시 회장은 "금융당국이 큰 맘 먹고 가이드라인까지 만들어가며 저축은행 인수를 허용했는데 굳이 법을 어기면서까지 영업에 나설 이유가 없다"며 "인수 후에도 금융당국이 정한 가이드라인은 끝까지 지켜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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