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응답하라 2014 은행권
[기자수첩] 응답하라 2014 은행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문지훈기자] 2014년 갑오년, 청마(靑馬)의 해가 밝았다. 각 금융지주사 회장 및 은행장들은 일제히 신년사를 통해 각종 현안에 대한 진단과 대책, 한 해의 경영전략 등에 대해 발표했다.

향후 경영전략뿐만 아니라 금융소비자 보호, 고객 신뢰회복 등 '고객중심경영'에 대한 내용도 빠지지 않았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금융사는 신뢰를 바탕으로 영위되는 기업"이라며 "신뢰는 우리가 지켜야할 최우선 가치"라고 말했다.

김주하 신임 NH농협은행장도 고객 신뢰 제고를 올해 중점 추진사항 중 첫 번째로 언급했으며,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도 "금융사의 생명은 고객이다. 고객을 잃으면 존립기반을 잃는다"며 고객가치 극대화를 강조했다.

사실 고객가치를 강조한 CEO들의 신년사는 해마다 반복돼 왔다. 지난해에도 4대 금융지주를 비롯한 시중은행 CEO들은 '고객'과 '금융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언급하며 고객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불거진 주요 이슈들은 CEO들이 강조했던 고객중심과 거리가 있다. 지난해 초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 등에서 발생한 대규모 전산장애로 고객들이 은행업무 이용에 불편을 겪었으며,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국내 17개 은행들의 예·적금 담보대출 과다수취 대출이자 환급규모도 축소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또한 KB국민은행에서 발생한 90억원 규모의 국민주택채권 횡령사건과 신한은행의 정관계 주요인사 개인정보 무단조회 의혹 등의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은행권의 '꺾기(구속성 예금)'는 쉽게 고쳐지지  않는 고질적 관행이 된지 오래다. 

물론 각 은행들도 이같은 부정적 이미지를 털어내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에 나서고 있다. 사회공헌활동에 지출되는 자금 또한 증가추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은행권이 사회공헌활동에 지출한 금액은 6990억원으로 전년대비 5.4% 증가했다. 같은기간 은행권 당기순이익이 26.1% 감소했던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사건사고는 금융권의 한 해 노력을 수포로 만들기 일쑤다. 돈은 돈대로 썼지만 효과는 크게 거두지 못하는 셈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금융소비자보호 및 사회적 책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갈수록 거세지는 만큼 CEO들의 경영철학과 실제 경영전략에도 적극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경영환경 악화로 수익성 제고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고객 신뢰회복을 통해 금융권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길 기대한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