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도 '女風당당'…IBK發 '권선주 효과' 어디까지?
은행권도 '女風당당'…IBK發 '권선주 효과'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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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행장 이어 여성임원 연이어 발탁
"섬세한 리더십 필요" vs "女풍은 外풍" 시각도

[서울파이낸스 채선희 문지훈기자]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취임으로 촉발된 금융권 내 '우먼파워'가 갈수록 파급력을 더해가고 있다. 특히 국내 첫 여성 은행장 발탁이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관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여타 시중은행은 물론 한국은행까지 적극 화답하는 모습이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에서 국내 첫 여성 은행장이 선임된 이후 여타 시중은행들도 잇따라 여성 임원을 배출하고 있다. 올 연말 인사에서 여성 임원이 탄생한 곳은 신한은행, 하나은행, 외환은행 등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실시한 임원 인사를 통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에서 총 4명 여성 임원을 배출했다. 김덕자 하나은행 남부영업본부장과 천경미 하나은행 대전중앙영업본부장은 전무로 승진, 각각 금융소비자본부장과 대전영업본부장을 맡게 됐다. 정현주 하나은행 서청담지점장도 남부영업본부장으로 발탁됐다.

외환은행에서는 과거 론스타 시절 이후 최초의 내부출신 여성 임원이 탄생, 최동숙 서초영업본부장이 영업지원본부(전무)를 담당하게 됐다. 이에 앞서 신한금융지주도 자회사인 신한은행 임원 인사를 실시, 신순철 경기중부본부장을 부행장보로 승진시켰다. NH농협은행은 문갑석 신임 수탁업무부장을 선임, 본부 부서장 중 첫 여성 부장을 탄생시켰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이건호 행장 취임 이후 단행된 임원 인사에서 박정림 WM사업본부장(전무)을 선임했다. 우리은행도 올 초 김옥정 전 강남2영업본부장을 WM사업단 상무로, 정영자 전 서교중앙지점장을 강남2영업본부장으로 승진 발탁한 바 있으며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9월 이남희 우리금융 리스크관리부장을 상무로 승진시켰다.

금융권의 거센 여풍은 보수적인 문화가 강한 한국은행 조직에까지 파고들고 있다.  지난 7월 한은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임원(서영경 한은 부총재보)을 배출한 데 이어 내년 정기 승진인사에서 여상 출신의 직원을 사상 처음으로 차장(3급)으로 발탁한 것. 여기에 이번 109명의 승진자 중 여성이 20명이나 된다.

한은 입사자 중 여성 비율이 30%를 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은행권의 여풍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여성임원 발탁 움직임이 국책은행은 물론 전 금융권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벌써부터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에서도 조만간 여성 임원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산은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 내 여성 임원들이 연이어 배출되고 있는 만큼 산은에서도 능력있는 여성 임원이 배출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일단, 금융권에서는 이같은 여풍의 배경으로 '유연성과 섬세함'을 갖춘 리더십을 필요로 하는 금융권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외환은행 관계자도 최동숙 상무 선임 배경에 대해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올 상반기 영업본부 통합성과평가 1위 본부장으로 최근 연속 10여년 간의 풍부한 영업점 현장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은행권의 여풍이 단발성 이슈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는 은행권 특성상 '여성 대통령 시대'를 맞아 각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눈치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에서다.

이에 대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성 대통령에 이어 여성 은행장이 배출되면서 서둘러 임원급 인력을 끌어올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과거에 비해 여성 인력풀이 넓어진 영향이 크다"며 "지점장을 비롯해 지역본부장에 여성 인력이 선임되는 경우가 많아 향후 여성 임원들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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