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염불 그친 유통업계 상생협력
[기자수첩] 공염불 그친 유통업계 상생협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임초롱기자] 대선후보 시절 '중소기업 대통령'을 자처했던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1년을 훌쩍 넘겼지만 유통업계의 '상생' 목소리는 공염불에 그치는 모습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대형 유통업체들의 판매수수료율 얘기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지난 2011년에도 입점업체와의 동반성장 차원에서 판매수수료율을 3~7%p씩 인하하겠다는 약속했지만, 결국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TV홈쇼핑사들의 판매수수료율은 오히려 더 올랐다. 공정위가 발표한 GS·CJO·현대·롯데·농수산·홈앤쇼핑 등 TV홈쇼핑 6곳의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34.4%였다. 2011년 34.1%에서 지난해 33.9%로 소폭 하락했었지만, 올해 다시 인상되면서 동반성장을 공언했던 2년 전보다 되레 0.3%p 오른 셈이 됐다.

또한 롯데·현대·신세계·갤러리아·AK·NC·동아 등 국내 주요 백화점 7곳의 올해 평균 판매수수료율도 28.5%로, 지난해(28.6%)보다 0.1%p 내리는 데 그쳤다. 동반성장을 약속했던 지난 2011년(29.2%)과 비교해도 인하율은 0.7%p에 그친다.

조사 결과를 면밀히 살펴보면 실상은 더욱 가관이다. 입점 혹은 납품업체 규모별로 따져봤을 때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수수료율이 더 높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TV홈쇼핑사 납품업체 규모별로 살펴보면 중소기업(34.7%)이 대기업(32.0%)보다 수수료율이 더 높았다. 이들 중 특히 롯데홈쇼핑은 대·중소기업간 수수료율 차이가 7.4%p에 달했다.

백화점의 경우 입점업체 규모별 판매수수료율은 대기업(29.4%)이 중소기업(28.2%)보다 평균 수수료율이 소폭 높긴 했지만, 롯데·NC·동아백화점은 중소입점업체 수수료가 대기업보다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인수위 경제분과 토론회에서 "대형 유통업체들이 판매수수료를 너무 많이 떼 간다"며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대형 유통업체들은 이례적으로 중소 협력업체와 함께 동반 해외진출에 나서거나 일정 조건을 충족한 업체들에게는 수수료를 면제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이들의 1년 전 모습이 '생색내기식' 동반성장이 아니었길 바란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