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소형증권사 내부통제 강화…"뒷북 대응"
금감원, 소형증권사 내부통제 강화…"뒷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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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KB·KTB투자증권 주문실수 때 뭐하고 있다가…"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금융감독원이 한맥투자증권 사건 이후 소형증권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소형증권사의 선물옵션 주문실수가 연이어 벌어졌지만 방치하다가 큰 사건이 터지고서야 점검에 나선다며 볼멘소리다. 한마디로 뒷북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16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 한맥투자증권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살피고 있는 중"이라며 "이후 소형사들의 시스템트레이딩 관련 내부통제 기준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소형사의 고위험 알고리즘 매매와 허술한 내부통제 문제는 이미 잘 알려진 것인데도 당국이 방치하다가 큰 사건이 터지자 뒷수습에 나섰다고 꼬집었다.

업계에 따르면 대형증권사는 브로커리지나 자산관리 등 다른 통로를 통해 수익이 발생하지만 소형사일수록 선물옵션 등 고위험·고수익 상품을 노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고위험 상품을 관리하는 만큼 철저해야 하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소형사라는 이유로 취약해져 있었으며 금감원도 이를 잘 알았다는 것.

실제 한맥투자증권 이전에도 주문 실수가 연이어 벌어졌다. 지난 1월 KB투자증권은 코스피200 지수선물 주문 실수로 200억원의 손실을, 지난 6월에는 KTB투자증권이 코스피200지수선물 부분에서 1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냈다.

이렇게 주문실수가 연이어 나왔지만 당국에서는 소형증권사에 대한 별다른 실태점검 없이 사태를 방치해 이번 사건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한맥투자증권은 옵션 주문을 낸 이후 모니터링을 하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가동돼야 하지만 잘못된 주문을 내고도 2분33초 동안 이를 방치하는 등 치명적 결함이 있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한맥투자증권 사태는 첫 번째로 내부통제를 하지 않은 자신들에게 문제가 있고 두 번째는 통제를 잘 하도록 점검하고 지도할 당국이 책임을 다하지 않은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증권사가 라이센스 취득 이후라도 올바르게 내부통제를 할 인적·물적 구성요건을 갖췄는지 금융당국이 잘 살펴야 한다"며 "올해 상반기 비슷한 일이 연이어 일어났는데도 금융당국이 손을 쓰지 않아 결국 큰 사태를 막지 못한 격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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