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최재연 고은빛기자] 전일 지수옵션 시장에서 대규모 주문실수를 한 한맥투자증권이 한국거래소 적립금를 통해 결제이행에 가까스로 성공했다.

13일 거래소는 "한맥투자증권이 총 584억원 결제이행을 완료했다"며 "이 중 한맥투자증권이 13억4000만원을 납부했고, 나머지 570억6000만원에 대해서는 거래소 적립금으로 투입됐다"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결제 이행을 위한 유동성 공급 차원에서 결제 적립금을 긴급 투입한 것"이라며 "사실 관계 파악 후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손해배상 공동 기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맥 사태와 관련해 거래소가 쓸 수 있는 재원은 보증금과 적립금, 위약손해배상 공동기금 등이다. 이 중 우선 위약회원의 보증금을 먼저 쓰고 타회원의 적립금, 마지막으로 거래소의 공동기금을 사용하게 돼 있다.

이번에 투입된 금액은 적립금으로, 손실 보전의 차원이 아니라는 것이 거래소의 설명이다. 적립금 규모는 실물 2000억원과 선물 2000억원으로 총 4000억원이다. 이 중 한맥투자증권의 적립금은 23억원이다.

거래소측은 이번 손실분에 대해서는 증거금과 손해배상 공동기금 등을 구상을 통해 투입하게 될 계획이다. 따라서 회원 공동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거래소 CCP 청산결제부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CCP 청산결제부 주도로 사실 관계를 조사할 것"이라며 "금융위원회의 위임을 받거나, 금감원도 같이 하게 될 수도 있지만 주무부처는 금융위원회"라고 말했다.

앞서 한맥투자증권이 결제시한인 이날 오후 4시까지 결제대금 전액을 납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며 업계에서는 파산이 사실상 확정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한맥투자증권은 선물·옵션 만기일인 어제 오전 코스피200 12월물 콜옵션과 풋옵션에서 시장 가격보다 현저히 낮거나 높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는 주문 실수를 일으켰다.

결제확정 금액은 증권시장 63억원, 파생상품시장 584억원이며, 거래 상대방은 46개사, 체결된 주문 건수는 3만6천100건이다. 거래 상대방은 대부분 외국인 투자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한맥투자증권의 자본금은 268억원이고, 3월 말 기준 자기자본은 203억원이다.

최재연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