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골든브릿지 유상감자…호재 혹은 악재?
[프리즘] 골든브릿지 유상감자…호재 혹은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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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유상감자가 승인될 경우 소액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으로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증권업황이 침체된 상황에서 유상감자로 자본금이 빠져나간다면 골든브릿지의 주가흐름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주가조작 문제와 노조 파업이 일단락되면서 그동안 정지됐던 금융당국의 유상감자 승인 절차가 다시 시작됐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유상감자안을 살펴보면 주식을 32.72% 비례에 의해 강제 유상 소각되며, 소각되는 주식 당 1000원의 금액을 받을 수 있다.

즉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주식 1만주(849만원)를 가지고 있는 주주는 유상감자가 이뤄지면 본인의 주식 32.72%인 3272주가 소각되는 대신 327만2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주당 1000원으로 현재 주가인 859원보다 17.89% 높은 금액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나머지 6728주(517만2072원)는 주가가 하락하면 유상감자로 받은 돈 보다 더 크게 평가액이 떨어질 수 있다. 주가가 현재보다 8.72% 떨어진 775원이 되면 주식의 가치는 521만4200원으로 유상증자 대금으로 받았던 327만2000원과 합쳐도 원래 가치였던 849만원을 밑돌게 된다.

통상 유상감자는 주가에 약한 호재인 경우가 많지만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마음을 놓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올해 투자대금의 감소 등으로 증권사들이 크게 어려운 상황에서 회사 자본금이 대거 빠져나갈 경우 재무지표 악화 등으로 우려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증권업계는 상반기(3~9월) 증권사 62곳 중 순손실을 기록한 곳이 26곳에 이를 정도로 최악의 실적난을 기록하고 있다.

유상감자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주가 상승을 전망하기 어렵다. 거래가 정지된 지난 6월10일 이후 발표된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상반기 실적을 보면 당기순손실 14억원을 기록했다.

또 지난 2일 노조와의 파업이 극적으로 타결됐지만 589일에 이르렀던 금융권 최장기 파업의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골든브릿지 소액주주들은 하락 가능성이 있더라도 유상감자가 안 될 경우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주식 물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유상감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장기간 주식이 묶여있었기 때문에 유상감자로 받을 수 있는 현금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원태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소액주주 대표는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주주들은 대부분 비싸게 샀다가 주가 하락으로 인해 팔지 못하고 현재까지 들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시세차익을 노린 단기투자가 아니기 때문에 피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상감자가 소액주주들에게 지금 당장은 좋을 수 있어도 더 큰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상감자는 주식을 많이 보유한 대주주나 주요주주들이 이익을 보지만 소액주주들은 수혜가 극히 미미하다"며 "거래가 재개되고 하한가 한 번만 나와도 소액주주들은 더 큰 피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골든브릿지는 애초에 자본금 규모도 크지 않았는데 이번 유상감자를 통해 잉여금도 회사 밖으로 빠져 나가는 격이 됐다"며 "업황과 실적을 봤을 때 주가 흐름이 좋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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