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차기 회장 경선 불공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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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후보, 경선일정 연기 건의서 제출
회추위, 논란 일축…"일정 변경 어렵다"

[서울파이낸스 문지훈기자]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 면접을 하루 앞두고 일부 후보자가 직접 경선과정에서의 불공정성을 주장해 논란이 심화될 조짐이다.

신한지주 차기 회장 후보 중 한 명인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은 10일 오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사무국을 방문해 "공정한 경쟁, 투명한 절차를 통한 회장 선출을 위해 오는 22일까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진행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전달했다.

이동걸 전 부회장은 건의서 전달 배경으로 시일의 촉박함을 들었다. 현 회장인 한동우 회장을 제외한 후보가 회추위원들에게 그룹의 발전방향을 제시할 시간이 부족한 데다 회추위원들도 후보들을 파악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

이 전 부회장은 "한 회장은 2~3년 간 사외이사들과 교류해 눈빛만 봐도 아는 처지인데 일부 후보는 회추위원도 만나기 힘든 데다 30분 간의 인터뷰만 진행된다는 게 시장이 공감할 수 있는 공정한 잣대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많을수록 다면적 검증이 용이하지 않겠나"라며 "(면접 전에) 회추위원들을 만나 내가 꿈꾸는 (신한지주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KB금융지주 회장 공모에 참여했던 경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KB금융 회장 공모에 참여했을 당시에는 면접시간도 길었던 데다 면접 전 최소 2~3회 가량 사외이사들을 만나 미래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했었다는 것.

이 전 부회장은 자신의 건의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오는 12일 오후 진행될 면접에도 불참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건의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그 때 (면접 참가여부에 대해) 깊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신한지주는 이 전 부회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타 금융지주의 면접시간보다 다소 짧을 수 있지만 그룹 발전방향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는 설명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후보자 면접에 할애된 시간이 30분으로 제한된 것은 아니며 타 금융지주의 경우 2~4일 전 후보 확정 사실을 통보했으나 신한지주는 일주일 전에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회추위 역시 이 전 부회장의 건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기영 신한지주 회추위원장은 "지난 5일 3차 회의에서 의원들이 장시간 논의를 거쳐 향후 일정을 확정했다"며 "당일 모든 후보들에게 면접 일정을 통지한 후 수락을 얻은 사안이기 때문에 하루 전 일부 후보가 일정변경을 요청한 것에 대해서는 물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면접시간에 대해서도 "진행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가감이 가능하다는 것을 후보자에게 사전 안내했다"며 "면접대상 후보가 당초 5명에서 3명으로 줄었으므로 최대한 유연하게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추위원장으로서 남은 절차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해 가장 적합한 후보자가 회장 후보로 선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에 앞서 신한지주는 '최고경영자(CEO) 승계 시스템'의 외부인사 기준에 대한 불공정 논란이 일자 이를 전면 수정하고, 현직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힐 경우 연임여부를 우선 논의한다는 정관 기준도 삭제한 바 있다.

이 전 부회장의 경우 당초 후보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으나 외부인사 기준이 수정되면서 유력 후보에 포함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안팎으로 한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불공정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 전 부회장도 건의서를 통해 "지금처럼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경선에 왜 들러리를 서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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