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연말 대규모 '감원 한파' 분다
보험업계, 연말 대규모 '감원 한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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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안츠 희망퇴직…역삼각형 인력구조 '부담'

[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알리안츠생명이 연말 희망퇴직을 예고하는 등 보험업계에도 대규모 감원 바람이 불고 있다. 갈수록 악화되는 수익성 탓이지만 일부 보험사는 비정상적인 인력구조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보험사들, 줄줄이 인력감축
29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2003년 이후 10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이명재 사장은 지난 25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현재의 인력규모는 1650명 수준으로 24개 생명보험사 가운데 4위"라며 "이제 회사 생존을 위해 현재의 과도한 인력비용 구조를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용 가운데 인건비 비중이 58.9%로 업계 평균(41.1%)을 훨씬 뛰어넘어 업계 최고 수준"이라면서 "이런 구조로는 생명보험업계에서 더 나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현재 사측은 희망퇴직과 관련해 노조와 협상중이며,  인사제도 개편, 퇴직금 누진제와 연차휴가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앞서 하나생명은 지난달 임직원 총 207명의 25%에 달하는 51명을 퇴직시켰으며, 한화손해보험도 최근 3개월 평균임금에 최대 20개월분의 위로금 지급 등을 조건으로 70여명의 퇴직신청자를 받았다.

삼성화재는 21일부터 나흘간 '창업지원 휴직제' 신청을 받았다. 창업지원 휴직제는 임직원이 창업과 동시에 자신이 정한 기간(1년이나 2년) 동안 휴직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이후 창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면 퇴직할 수 있고 여의치 않으면 회사로 복귀 가능하다.

삼성생명은 22일부터 나흘간 임직원을 상대로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신청을 받았다. 삼성생명 전속 보험대리점 창업이나 회사의 교육담당 전문강사, 텔레마케팅(TM) 컨설턴트로 등록해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보험사들의 인력감축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화생명은 내년초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퇴직금 누진제 부담 증가

보험사들이 잇따라 인력감축에 나서는 것은 역삼각형 인력구조와 암울한 시장 전망 등이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58년 개띠'로 대표되는 베이비붐 세대가 아직 회사를 떠나지 않아 상위직급 인력이 지나치게 많다"며 "과거 IMF,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경영악화로 신입직원을 많이 뽑지 않은 것도 인력구조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경영의 영속성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인력구조를 다이아몬드형으로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

이와함께 퇴직금 누진제도 구조조정의 또다른 배경으로 꼽힌다.

현재 퇴직금 제도는 누진제와 단수제가 있다. 누진제란 회사에서 일한 경력만큼 퇴직금 규모가 갈수록 쌓이는 구조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통상 1~3년은 1년치 연봉 수준이지만 3~5년은 1.5배, 5~7년은 3배, 10년은 5배, 15년은 10배로 커지는 등 오래 일할수록 해당 직원에게 줘야할 퇴직금은 천정부지로 치솟아오른다. 반면 단수제는 조직원이 일한 연차대로 퇴직금을 제공하는 제도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지난 1998년 당시 누진제의 부작용을 우려한 많은 보험사들은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누진제를 단수제로 바꿨지만, 알리안츠생명는 아직까지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다"며 "장기 근속자들의 퇴직금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되자 끝내 백기를 들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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