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4천억원 유상증자 추진
두산건설, 4천억원 유상증자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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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상환용, 상환전환우선주 발행 검토 중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두산건설이 지난 4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데 이어 4000억원 안팎의 대규모 증자를 또 다시 추진한다.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상환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 실시한 10대 1 감자(주식병합)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6일 두산건설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RCPS란 일정기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바꾸거나 원금으로 상환 받을 수 있는 우선주를 말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가치가 오를 경우 보통주로 전환, 시세차익도 노릴 수 있다. 대표주관은 신영증권이 맡았다.

이에 IB(투자은행)업계에서는 건설업 불황에 따른 투자심리 불안으로 회사채 발행이 여의치 않자 RCPS 발행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규모는 4000억원가량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바닥으로 떨어진 점을 감안, 두산건설이 투자자에게 유리한 RCPS방식으로 자금조달에 나선 것"이라며 "구체적인 전환요건과 상환조건 등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두산건설이 10대 1 감자를 결의한 것도 RCPS 발행을 위한 준비단계로 파악하고 있다. 두산건설 입장에서는 자본금이 2조7692억원에서 2859억원으로 줄면서 결손금이 사라지고 배당가능 이익은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지금까지 배당을 하지 못했으나 감자 이후 배당이 가능한 구조로 바뀐다"며 "내년 실적을 기준으로 내후년부터는 주주들에게 배당을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당이 가능하면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주총회는 내달 13일이며 신주상장예정일은 2014년 2월3일이다.

두산건설은 RCPS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회사채 상환에 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건설이 2년 내 상환해야 할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잔액은 9월 말 기준 1조원에 달한다. 연내 상환해야 할 회사채 규모는 약 1550억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돈벌이'가 시원찮은데다 낮은 신용등급(BBB+) 탓에 회사채 신규 발행은 물론, 차환도 여의치 않자 또 다시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건설은 내달 중순까지 투자자를 모집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투자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반응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관사인 신영증권이 인수단을 꾸리기 위해 시중은행을 비롯해 여러 '자금줄'과 접촉하고 있지만 상당수가 건설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RCPS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계열 분리 수순 등에 대한 우려와 관련, 두산건설 측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계획을 통해 회사를 더 확실히 살리자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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