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트러스트, SC자회사 인수 추진…업계 '반발'
J트러스트, SC자회사 인수 추진…업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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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 대출 보다 채권추심에 집중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최근 친애저축은행을 인수한 일본계 대부업체 J트러스트가 SC저축은행과 캐피탈 인수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저축은행업계 및 대부업체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J트러스트는 이날 마감하는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에 대한 입찰에 참여한다. SC저축은행 인수전은 J트러스트와 외국계사모펀드 등 2파전, SC캐피탈의 경우 J트러스트와 SBI모기지, 외국계사모펀드 등 3파전으로 진행된다.

업계에서는 J트러스트가 SC저축은행·캐피탈 두 곳 모두 입찰에 참여한 만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J트러스트가 대출업무 보다는 채권 추심에 집중하는 행태 등을 문제 삼으며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인수를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J트러스트는 파산기업이나 부실채권을 헐값에 매입, 대출업무보다는 채권추심을 중심으로 인수 자금을 회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영업 행태는 국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J트러스트가 지난해 10월 인수한 친애저축은행은 중금리(10~20%) 상품을 중심으로 영업에 나서겠다는 당초 약속과는 달리 고금리 신용대출채권을 매입, 채권추심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친애저축은행의 감사보고서 등을 살펴보면 올해 6월 현재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의 대출잔액은 656억원으로 전체 대출잔액(5828억원)의 11.2%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나머지 부분은 고금리 신용대출채권 매입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앞서 친애저축은행은 올해 1월과 6월 솔로몬저축은행과 HK저축은행에서 총 5075억원의 채권을 매입했다.

문제는 J트러스트가 SC저축은행·캐피탈을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또다시 SC캐피탈의 개인신용대출 채권을 친애저축은행에 매각한다는 것이다. SC저축은행의 대출 채권 4366억원 중 25~49%의 고금리 채권이 전체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SC캐피탈 역시 6000억원에 달하는 가계대출채권이 최대 39.9%까지 형성돼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친애저축은행이 서민생활에 도움을 주는 저축은행의 본래 기능 보다는 40%대의 고금리 채권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채권추심 업체로 변모해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업계 관계자는 "J트러스트가 중금리 대출을 원하는 고객들을 외면한 채 큰돈을 벌 수 있는 채권추심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결국 소비자를 위한다는 당초 계획은 무시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갈망하는 추심업체로 변해간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채권 매입시 정해진 금리를 그대로 적용받기 때문에 고금리로 회수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대출자가 원하는 경우 현재 친애가 취급하는 20%대 낮은 금리로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향후 인수 승인 심사 때 이 같은 부작용이 있는지 꼼꼼히 짚어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 이뤄지는 M&A(인수합병)인 만큼 당국이 개입할 일은 아니다"며 "대주주의 무리한 영업확장이 저축은행의 건전 경영에 부담이 되는지, 고객들의 피해가 나타날 수 있는지 등은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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