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독주' 끝나나…MS·수익성 '적신호'
현대·기아차 '독주' 끝나나…MS·수익성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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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국내 시장점유율 60%대…영업이익률 하락세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올 3분기 현대·기아자동차에 적신호가 켜졌다. 국내 시장점유율(MS)이 60%대로 내려앉은 데다, 수익성까지 저하되면서 그간의 독주 체제에 '이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 3분기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전년 동기대비 12.9%p 떨어진 69.9%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지난 2010년 74.4%, 2011년 72.6%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봐도 내리막길을 걷는 추세다. 그간 국내 시장에서 '독과점' 체제를 유지하는 듯했던 현대·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이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그 배경에는 수입차의 선방이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 2009년 6만993대를 기록했던 수입차 연간 판매량은 2013년 10월 현재 13만239대로 2배 이상 훌쩍 뛰었다. 이미 시장점유율은 10%대를 넘겼고,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은 20% 안팎을 넘나든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제는 젊은 소비자들이 꼭 국산차만을 고집하지 않게 되면서 현대·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이 자연스럽게 낮아졌다"며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외제차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것도 고객 이동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현대·기아차는 수입차에 비해 신차 출시가 적었다는 점도 약점이었다"며 "자동차 회사에게는 신차 효과가 가장 중요한데, 그 부분에서 수입차보다 미흡했다"고 덧붙였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국산차 3사의 위협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에는 수입차의 공세를 국산차와의 판매 경쟁에서 만회한 측면이 컸다. 하지만 지난달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전년 대비 판매량이 떨어진 업체는 현대차(-6.4%)와 기아차(-3.9%)가 유일하다. 한국지엠(5.8%)과 르노삼성(14.4%), 쌍용차(48.2%)는 모두 상승세였다.

3분기 낮아진 수익성도 회사의 발목을 잡는 부분이다. 현대차는 전년 3분기 10.1%에서 0.4%p 줄어든 9.7%를 기록, 지난 1분기에 이어 다시 한자릿수로 내려앉았다. 기아차의 영업이익률도 0.9%p 감소한 6.0%를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매출액은 작년보다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한 탓이다.

이와 관련 현대·기아차는 "파업으로 생산차질을 빚어 국내공장 가동률이 하락했고, 1분기 발생한 일회성 리콜 충당금, 인건비 상승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수익성 감소의 원인도 결국 수입차와 경쟁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입차가 주력으로 삼는 것은 결국 마진이 많이 남는 고가 모델"이라며 "결국 수입차 시장에 점유율을 뺏긴다는 것은 수익성까지 함께 뺏긴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대형 세단 등 실속을 차릴 수 있는 차종을 수입차에 뺏겨버리면, 장기적으로 '알짜 장사'를 못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현대·기아차가 국내 시장에서 디젤차종을 늘리며 수입차를 견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경쟁이 심화되면서 차량 가격을 쉽게 올리지 못하는 것도 수익성 저하의 요인으로 꼽힌다. 오히려 현대·기아차는 지난 1월과 7월 일부 차종의 가격을 최대 100만원 할인해주는 특가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비슷한데도 시장점유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소비자와 시장 전체의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현상"이라며 "수입차와 국산차의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현대·기아차가 70~80%의 독과점을 유지했던 그간의 시장 구조는 비정상적이었다는 게 김 교수의 평가다. 그는 "자동차 회사간 경쟁이 치열해져야만 애프터서비스(AS), 리콜 등이 활발해진다"며 "현대·기아차에게는 비상이 걸린 문제겠지만, 시장이 다양해지고 건강해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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