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국감] "LH, 설계변경으로 2조4천억 혈세 낭비"
[2013 국감] "LH, 설계변경으로 2조4천억 혈세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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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잦은 설계변경으로 2008년 이후 총 2조4062억원의 공사비를 건설사에 추가로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필요한 설계변경으로 애꿎은 혈세만 낭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문병호 의원(민주당)이 LH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LH는 2008년 이후 30억원 이상의 공사 628건 중 523건에서 설계를 총 2167회 바꿨다. 설계변경으로 투입된 추가 공사비는 2조4062억원에 달한다.

330건의 주택건설공사 중 291건에서 평균 4.5회 설계변경이 이뤄졌다. 이 때문에 늘어난 공사비는 9572억1200만원에 이른다. 단지 건설에서는 총 298건 중 232건의 공사에서 평균 4회 설계를 변경했고 이로 인해 1조4490억원의 공사비가 추가로 투입됐다.

개별공사로는 롯데건설이 시공한 남양주 별내지구 택지개발사업 조성공사(2공구)에서 7번의 설계변경이 이뤄져 공사비가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책정된 공사비는 626억3400만원이었지만 설계변경을 거치면서 총 공사비의 72%에 이르는 455억3900만원이 추가로 투입됐다.

설계변경으로 공사비 인상 혜택을 가장 많이 본 건설사는 한신공영으로 총 1737억7700만원(142회)의 추가 이익을 얻었다. 이어 대우건설(1194억8700만원, 55회), 롯데건설(1067억6700만원, 40회) 순이었다.

문병호 의원은 "공공기관이 발주한 공사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최저가 낙찰로 일단 공사를 수주한 뒤 설계변경으로 수익을 보완하려는 건설업계의 관행 때문"이라며 "특히 이를 관리해야 할 감독관청도 건설사가 요청하면 엄격한 심사 없이 설계변경을 용인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이 복잡하고 민원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도 평균 4.14회 설계를 바꿔 46억원가량의 공사비가 증가할 정도면 국민은 공공기관의 설계 자체를 불신할 수밖에 없다"며 "불필요한 설계변경으로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사후평가제도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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