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企銀 무차별 中企 대출 반발 '확산'
은행권, 企銀 무차별 中企 대출 반발 '확산'
  • 김동희
  • 승인 2005.11.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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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진 불사, 과도한 금리 출혈 경쟁 야기.
국책은행 이점 이용, 시장질서 교란 지적.

기업은행의 공격적인 중소기업대출 영업방침이 일반 시중은행 기업금융 담당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기업은행이 국책은행의 다양한 이점을 이용, 상품별 역마진을 불사하는 과도한 금리경쟁을 촉발시키고 있어 시중은행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부 금융상품의 허술한 리스크 관리로 시장질서를 흐리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대출자산의 부실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전체 중소기업대출 시장의 18%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이어온 공격적인 영업으로 중소기업대출 실적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6조원 가량 증가한 중소기업 대출 실적은 2005년 9월말 현재까지 4조8천억원의 실적 증가를 이루며 공격적인 영업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상황에 빠르게 대처하는 상품출시와 보증기관이 발급하는 보증서를 통한 대출 자산 증대에 영업력을 총동원, 실적향상을 이뤄내고 있는 것.

특히 각종 대출 상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리와 대출한도를 조정, 큰 성과를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은행의 공격적 영업에 대한 시중은행 기업금융 담당자들의 시선은 곱지가 않다.

공정한 시장경쟁에 의해 실적 증가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국책은행의 이점을 이용한 각종 역마진 금리정책 및 철저하지 못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상품경쟁력을 확보하는 불공정한 시장질서가 형성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보증기관의 보증서 발급률이 50%에 육박하는 등 담보인 보증서 발급마저 편파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시장질서를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기업은행이 지난 6월 출시한 메디칼 네트워크론은 시중은행의 원성을 사고 있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대출을 받는 병원 의원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상손실율(EL값)을 0으로 산정,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0.5%~1%가량 낮게 책정한 노마진 상품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 상품은 상품출시 3개월만에 2천억원이 넘는 실적을 이루며 기업은행의 핵심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통 시중은행들은 병원 의원 등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부실에 대비해 예상손실률을 70~100%로 잡고 있다”며 “신용대출 상품에 대해 EL값을 0으로 산정한다는 것은 리스크를 감안하지 않는다는 것이어서 시중은행들은 생각할 수도 없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허술한 리스크 관리와 역마진 금리 정책을 바탕으로 한 기업은행의 공격적인 영업방침은 중소기업 대출자산의 높은 부실가능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얼마전 우리은행이 리스크에 대한 부담으로 처리를 고민했던 은평구 팜스퀘어 상가건물의 경우, 기업은행이 200억원+α를 추가로 제공하며 실적을 쌓았다.

그러나 현재 분양율이 20% 정도에 이르며 기업은행의 고민거리로 전락, 부실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우리 신한 하나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기업들이 기업은행에서는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며 “상대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하고 대출 실적을 늘렸다고 판단돼, 아마도 내년 기업은행은 부실자산관리로 인해 골머리를 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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