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논란' 김석기 공항공사 사장, 열흘 만에 취임
'자격논란' 김석기 공항공사 사장, 열흘 만에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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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유족들, 사퇴 촉구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신임사장이 16일 서울 과해동 공항공사에서 취임식을 열었다. 지난 7일 청와대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지 열흘 만이다.

제10대 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된 김석기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김포공항 국제선의 인천공항 이전, 지방공항의 항공수요 감소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임직원들은 그간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며 "사명감을 갖고 공항공사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2009년 '용산참사' 당시 서울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면서 철거민 농성 진압을 지휘한 경력 때문에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공사 노동조합은 '낙하산 인사'라며 비전문성을 들어 김 사장의 임명에 반대했다.

이에 김 사장은 '용산참사' 유족과 노조의 출근저지 투쟁으로 출근조차 하지 못하고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의전실에서 집무를 봤다.

용산참사 유족들은 이날도 청사 정문 앞을 막아선 채 김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였으나 김 사장은 이른 아침 청사 옆문을 통해 건물 내부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진상규명 위원회는 이날 김 사장이 정식으로 취임하자 청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석기는 유족에게 사과했다고 말했지만 유족들은 한 번도 김석기의 사과를 들은 적 없다"며 "김석기가 '도둑 취임식'을 연 것도 유가족에게 부끄럽기 때문 아니냐"라고 규탄했다.

이어 "김석기는 즉각 유족 측에 무릎 꿇고 사죄하고 공항공사 사장 자리에서 사퇴하라"라고 촉구했다. 유가족 측은 김 사장의 취임에 항의하기 위해 오는 17일 인천공항에서 열리는 국정감사를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김 사장은 '용산참사' 책임과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전날 국정감사에서와 같은 대답을 했다. 그는 "용산참사는 법 집행을 하면서 벌어진 불가피한 일이었다. 가슴 아프게 생각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말했다.

또한 비전문성 논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경찰에 재직하는 동안 외사에서 오래 근무한 경험이 안전·관리를 중요시 하는 공항 경영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용산참사'는 서울 용산 재개발 보상대책에 반발한 철거민들이 남일당 건물 옥상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던 과정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 등이 숨진 사건이다. 당시 김 사장은 서울경찰청장 자리에서 7개월 만에 사퇴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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