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투기 사업 원점서 전면 재검토, 왜?
차세대 전투기 사업 원점서 전면 재검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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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이 원점에서 재검토된다. 이같은 결정은 국민혈세 8조원이 넘는 거액이 투입되는 프로젝트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따른 부담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4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 주재로 열린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차세대 전투기 단독 후보인 미국 보잉사의 F-15ES에 대한 심의안을 부결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방추위 위원 19명 가운데 대다수가 F-15SE를 부결시키는 데 동의했다"며 "기종종합평가 결과와 북한의 핵 등 비대칭 전력, 세계 항공기술 발전 추세 등을 감안해 부결 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국방부 전력지원실장을 태스크포스 수장으로 해서 합참과 공군, 방사청 등 관련기관 등과 협의해 최단기간 내 사업을 재추진할 예정이다.

방위사업추진위에 앞서 유일하게 총사업비 8조3천억원을 충족한 F-15SE가 차세대 전투기 단독 후보로 상정됐었다. 방사청이 군 운용 적합성 등 3개 후보 기종을 종합 평가한 결과, F-15SE은 F-35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한편, 차기 전투기 사업의 단독 후보 기종이었던 보잉의 F-15SE가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부결된 데는 부정적인 여론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국·일본 등 이웃 나라들이 첨단 전투기를 개발하거나 도입하고 있는데, 국민 세금 8조3000억원을 들여 개발한 지 50년이 다 돼가는 '구형' 전투기를 구매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여론이 광범하게 형성된 것.

특히, F-15SE의 부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지난 8월말 역대 공군참모총장 15명이 "스텔스기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는 공동건의문을 청와대에 제출한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전직 총장들은 "한반도의 미래 전장에 대한 전략적 사고 없이 가격만 싼 전투기를 사서는 안 된다. 가장 우수한 성능의 전투기를 구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언론들이 러시아와 중국이 스텔스 전투기를 스스로 개발하고 있고, 일본은 이번 입찰에서 탈락한 록히드마틴의 F-35A를 일부 도입하고 다수를 자체 생산하기로 한 점을 집중 보도한 것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쳣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언론들은 F-15SE가 너무 낡은 전투기이고, 스텔스 성능을 갖춘다고 하지만 미약하며, 시제기도 만들어지지 않은 '도상' 전투기라는 점 등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여기에, F-15SE가 최종 후보 기종이 된 이유가 '성능'이 아니라 '가격 경쟁력' 때문이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방위사업청은 F-15SE와 함께 록히드마틴의 F-35A,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의 유로파이터 타이푼3을 1년8개월 동안 후보 기종으로 검토해놓고 단지 가격 문제로 탈락시켰다. 이 때문에 3개 기종을 대상으로 한 종합평가 결과도 무의미해져 15% 비중인 가격이 100%를 결정했다는 비판이 쏟아졌었다.

이와함께, 한-미 동맹과의 연관성도 부결의 큰 원인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F-35A가 가장 유력한 후보 기종이었던 이유는 스텔스 성능을 가졌다는 점. 또, 미국 정부가 무기 판매자라는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F-15SE도 미국산 전투기이긴 하지만, 판매자는 미국 정부가 아니라 보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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