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는 히트상품이 필요없다(?)
보험사는 히트상품이 필요없다(?)
  • 김주형
  • 승인 2005.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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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 많이 되는 상품을 통상적으로 히트상품이라고 하는데 보험사 입장에서는 히트상품만큼 부담스러운 것이 없습니다.”어느 대형생보사 상품개발팀 임원이 기자에게 문득 던진 말이다.

언론매체나 다양한 공영파 방송을 통해 히트상품에 대한 대대적인 광고가 쏟아지면 소비자들의 눈길은 자연히 그 광고에 머무르게 된다.

히트상품에 대한 방송이 나오면 그 상품의 판매고는 더욱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어서 기업주 입장에서는 당연히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을 텐데 왜 보험사들은 히트 상품을 꺼리는 걸까

이는 보험상품의 특성에서 기인된다. 보험상품은 아직 발생하지 않았지만 미래에 자신에게 발생할지도 모르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가입한다. 또한 보험사들은 향후 발생할 위험에 대한 예측치를 적절하게 산정한 다음 보험계약자들에게 보험료를 거두어 들인다.

예를 들면 어느 지역에 화재로 인해 발생하는 손해가 연평균 1천만원이고 가입자가 10명이라면 1명당 100만원의 보험료가 부가된다. 이러한 보험료를 순보험료라고 하는데 통상 보험료는 설계사수당 등을 감안한 부가보험료가 붙게 된다. 결론적으로 100만원이 조금 넘는 보험료를 계약자는 내야한다.

그런데 만약 보험사고가 평균보다 많이 발생해서 손해가 1천만원이 넘게 된다면 보험사로는 상당한 손해를 보게 된다. 적정한 수준에서 예측한 위험보다 실제 위험이 더욱 커지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보험상품은 보험사, 설계사, 소비자의 삼각구도가 형성되어 있다. 삼각구도가 적절한 균형을 유지해야만 보험사로는 좋은 상품이라는 것.

이 세방향의 이익구조 중 한 쪽으로 편중된 상품이 보험사 히트상품이 된다는 이야기다. 소비자들에게 유리한 상품이 되면 보험사가 손해를 보게되고 보험사가 이익이 커지면 소비자에게 불리한 상품이 된다.

설계사의 경우도 마찬가지. 수당체계가 높거나 회사의 영업전략에 따라 소비자에게 또는 회사에 유리한 쪽으로 판매에 치중하기 때문에 균형이 깨진다.

과거 삼성생명의 요실금보험을 대표적인 예로 들수 있다. 유례없는 히트상품으로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렸지만 설계사들과 소비자들의 도덕적 위험의 대표사례가 됐다.

설계사들은 요실금 관련 보험을 중년여성의 새로운 활력을 찾는 수술로 이용하도록 권했고 고객들도 실제로 수술을 받고 보험금을 청구했다. 수술비용보다 훨씬 많은 보험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나머지 비용은 모두 고객들의 보너스(?)로 변질됐다.

삼성생명은 경영상태가 어려워지는 심각한 위기까지 봉착했다. 계약을 해지시키는 초강수로 겨우 사태를 수습하면서 업계에 ‘히트상품은 보험사 생존을 위협할수 있는 위험한 상품’라는 교훈을 남겼다.

히트상품 없는 그럭저럭 판매되는 상품이 보험사의 가장 안정된 상품구조라는 참 아이러니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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