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STX·금호산업 경영정상화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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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계열사 자율협약 체결 진행중…㈜STX는 '험난'
채권단 "금호산업, 공정위 통과 시 동의 무난할 것"

[서울파이낸스 문지훈기자] STX그룹을 비롯해 금호산업 등 구조조정중인 대기업들에 대한 채권단의 결정이 속속 마무리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STX조선해양 채권단이 강덕수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한 데 이어 STX그룹 정점에 있는 포스텍에 대한 자율협약이 이달 중 체결될 예정이다. 또한 금호산업에 대한 경영정상화 방안도 실시를 앞두고 있다.

STX그룹의 경우 STX조선을 비롯해 STX엔진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채권단의 지배를 받게 된다. STX중공업, 포스텍 채권단도 자율협약을 체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대부분의 계열사가 경영정상화 절차를 밟게 된다.

강 회장이 87.5%의 지분을 보유한 포스텍은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이달 중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한 채권단의 동의서를 받기로 결정하면서 조만간 자율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이를 위해 포스텍에 대한 채무상환 유예기간을 오는 15일에서 30일로 늦췄다.

포스텍 경영정상화 방안에는 기존 주주 비준 5대 1 무상감자와 657억원 출자전환, 800억원 추가 지원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협약이 개시될 경우 채권단은 포스텍에 대한 감자와 출자전환을 실시한다. 이에 따라 강 회장의 지분은 2.7%로 축소되는 반면 채권단은 52%의 지분율을 보유해 대주주가 된다.

그동안 KDB산업은행은 포스텍이 강 회장의 개인회사라는 입장을 보이며 자율협약에 반대해왔으나 다른 채권기관의 설득으로 찬성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산은 관계자는 "포스텍의 사업이 STX그룹 계열사에 의존하는 구조로 짜여있어 향후 계열사와 포스텍이 윈윈할 수 있도록 개편한다는 차원에서 동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계열사들과 달리 지주회사인 ㈜STX의 자율협약 체결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STX 채권단은 경영정상화 추진을 위해 대출기간 연장 및 출자전환 금리 감면 등에 대해 비협약채권자의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STX가 1300억원 규모의 비협약채권자들을 모두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TX를 제외한 기타 계열사의 자율협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강덕수 회장의 대표직 사임도 연이을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은 최근 STX조선 채권단이 새로운 경영진을 추천하자 이사회를 통해 자리에서 물러났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강 회장이 STX중공업 대표이사직과 STX엔진 이사회 의장직에서도 물러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TX그룹 계열사 주채권은행인 산은과 포스텍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강 회장의 대표직 사임 추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으나 교체 가능성은 열어두는 모습이다.

산은 관계자는 "(강 회장의 사임 추진은) 계열사별로 채권단과 논의할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으나 우리은행은 "강 회장이 포스텍 대주주일 뿐 경영진은 별도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현재 교체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금호산업도 의결권 기준 최대 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경영정상화 추진에 동의키로 결정하면서 재기를 노릴 수 있게 됐다. 현재 금호산업 주채권은행은 산은이지만 금호산업의 대우건설 인수 추진 시 우리은행이 재무적투자자(LP)로 참여, 총 12.09%의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다. 산은의 의결권은 5.69%다.

우리은행뿐만 아니라 의결권 5.89%를 보유한 NH농협은행 역시 금호산업 경영정상화 방안에 동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산은이 금호산업에 대해 계열사를 동원, 순환출자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하려 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의 신규 순환출자 금지 등에 막혀 이에 대한 명확한 해결이 이뤄져야 경영정상화를 시도할 수 있게 된다.

산은 관계자는 "공정위만 통과하면 동의율 75%를 넘기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동의율 75%를 넘어도 경영정상화 방안을 추진할 수 없어 우선 공정위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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