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악화에 CEO리스크…흔들리는 KT 이석채號
실적악화에 CEO리스크…흔들리는 KT 이석채號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석채 KT 회장. (사진=KT)
상반기 실적 나홀로 후퇴…사퇴설에 '정면돌파' 선언

[서울파이낸스 이철기자] KT가 극심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밖으로는 통신 3사의 경쟁구도에서 갈수록 밀리고 있으며, 안으로는 이석채 회장의 사퇴설이 또다시 불거지면서 오는 11일로 본격화되는 공공기관장 인선 과정에 적잖은 잡음을 예고하고 있다.

◇ 꺼지지 않는 '사퇴설'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석채 회장의 퇴진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초청장 논란'의 후폭풍이 거세다. 이석채 회장은 박 대통령의 지난 5월 방미 사절단의 초청장을 받지 못했고 6월 방중 때는 포함됐지만 국빈만찬에는 초대받지 못했다. 최근 박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에서 KT는 아예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앞서 KT는 청와대의 이 회장 사퇴 타진설이 불거지면서 곤욕을 치루기도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가 이 회장에서 사퇴를 종용했고 이 회장이 이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T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진화에 나섰고 청와대 역시 이를 부인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권초 '우회적인 사퇴압박-언론 흘리기-사정'으로 이어지는 '인사외풍(外風)'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사퇴 여부에 대한 의구심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15년 3월까지로 1년 반 정도 남은 상태. 하지만 전임 회장이었던 남중수 회장도 정권이 바뀐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교체된 전례로 비춰볼때 이 회장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와관련 이 회장은 '내부결속'에 무게를 두며 정면돌파를 선택한 모습이다. 이 회장은 지난 2일 내부방송을 통해 "회사가 무너져가는데도 바깥에서 중상모략을 하고 낮에는 태연하게 임원 행세를 하는 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쟁할때 무서워서 도망가거나 숨는 사람에겐 총부리를 겨누고 앞으로 나가라고 해야한다"며 "나가지 않는다면 최소한 회사를 해꼬지하지 말아야 한다고 확실히 전해달라"며 회사내 반대 세력에게 강하게 경고하기도 했다.

◇'악화일로' 수익성

더욱 심각한 문제는 지속되는 CEO리스크와 함께 실적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점이다. KT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0.7% 증가한 3483억원에 그치며 이통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정체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같은기간 KT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43.8%나 급감했다. LG유플러스가 LTE 가입자 증가로 2분기 당기순이익이 흑자전환 됐고, SK텔레콤은 전년대비 228% 증가한 것과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인다.

여기에 부동산, 동케이블 등 유형자산 매각도 계속돼 회사 자산 규모도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KT 유형자산은 지난해 3000억원 감소한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약 2800억원 감소했다.

이에 KT는 최근 상무(보) 이상 임원의 기본급 15%를 삭감하고 연말 경영상황에 따라 장기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지만, CEO리스크에 따른 리더십 부재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지난달 30일 종료된 주파수 경매에서 KT가 자사의 인접대역을 확보해 '2배 빠른' LTE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KT는 이달 중 서울을 시작으로 광대역 LTE를 시작하며 공격적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주파수 경매 할당이 마무리된 만큼 추진 중인 사업에 직원들이 매달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CEO 사퇴설이 나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