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살리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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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연계영업·신상품 출시

[서울파이낸스 문지훈기자] 금융지주사들이 계열사와의 연계 대출상품 및 서민금융 상품 출시 등의 방법으로 저축은행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각각 저축은행 계열사 영업 활성화 및 서민금융 지원을 위한 관련 대출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최근 신한지주는 계열사인 신한은행과 신한저축은행 간 연계영업을 중심으로 하는 ‘신한 허그론’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신한은행에서 한도 부족 등으로 대출이 어려운 고객이 신한저축은행에서 대출 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은행 영업점에서 대출 신청까지 가능하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과 신한저축은행은 신속하고 간편한 업무처리가 가능토록 업무 프로세스와 전산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지난해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앞서 선보인 은행과 저축은행 간 연계상품과 유사한 상품으로 신용등급에 따라 최저 연 6.9%에서 최고 19.9%의 중금리가 적용된다.

KB금융지주는 조만간 대부업체보다 금리는 낮지만 대출한도를 높인 서민금융 상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KB금융이 계획한 상품은 500만원 한도의 소액대출 상품으로 금리는 대부업체나 캐피탈사보다 현저히 낮지만 통상 저축은행 금리보다는 조금 높게 책정한다는 방침이다.

각 금융지주사들이 은행과 저축은행 간 연계영업 및 서민금융 신상품 출시에 나서는 이유는 은행 이용이 불가능한 고객들이 계열 저축은행에서 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협력해 계열 저축은행의 영업력을 높이는 한편 대부업체와 은행 사이 사각지대에 놓인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다.

임영록 KB금융 회장은 지난달 "대부업체 고객 중 고금리를 감당하는 고객에 대한 수요를 발굴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중 연계영업을 비교적 일찍 시작한 KB·하나저축은행의 경우 경쟁사보다 우수한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지난해 말부터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간 연계영업을 실시하고 있다.

하나저축은행의 경우 한국채택 국제회계(K-IFRS)기준 올 상반기 118억원의 흑자를 보여 지난해 상반기(154억원 적자)대비 큰 폭의 실적 개선을 보였으며 KB저축은행도 상반기 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신한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25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계열 은행과 저축은행 간 연계영업의 효과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등급에 따라 거래가 가능한 고객층이 다소 다르기 때문에 연계영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실현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이 출범한지 오래되지 않아 최근의 실적은 큰 의미가 없다"며 "최근 실적은 연계영업으로 인한 효과보다 대손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연계영업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 등에 대해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KB금융에서 준비중인 새로운 소액신용대출 상품은 서민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상품"이라며 "서민금융 지원과 더불어 틈새시장 공략으로 저축은행 살리기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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