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동부건설, 회사채 신용등급 하락
'어닝쇼크' 동부건설, 회사채 신용등급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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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사업 부진, 추가자금 투입 가능성"
총차입금, 자기자본比 2.8배 '과중'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동부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2분기 '어닝쇼크' 영향으로 'BBB'에서 'BBB-'로 한 단계 하락했다. 영업수지 악화로 재무구조가 나빠지고 있는데다 신용등급까지 하락해 하반기 회사채 상환 등 자금조달에 빨간 불이 켜졌다.

19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동부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에서 'BBB-(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기업어음 신용등급도 'A3'에서 'A3-'로 떨어트렸다. 영업수지 악화와 자산매각 지연 등이 신용등급을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동부건설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대규모 대손상각 처리 등으로 1293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 기준 374%였던 부채비율이 499%까지 치솟는 등 재무구조가 더욱 악화됐고, 덩달아 유동성 부담도 커졌다.

한신평은 "원가율 상승과 사업지 대손상각 등으로 상반기 1649억원의 세전순손실이 발생했다"며 "동자동 오피스 매각과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매각이 계속 지연되면서 차입금 부담도 줄이지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동부건설은 흑석6구역 등 주택공사가 지난해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주택매출이 급격히 감소했고, 남양주 도농 등의 원가율이 100%를 초과하면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또 입주 마무리된 인천 귤현의 미분양분이 1670억원에 달하고, 지난 6월 분양한 김포 풍무 역시 초기 분양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실적도 부정적이다. 나이스신평은 "관련 공사미수금, 대여금 등의 자금이 선 투입돼 있지만 주택경기 침체, 중대형 위주의 미분양 물량 등을 고려할 경우 입주 위험 등으로 인한 자금 회수 지연 가능성이 있고, 추가 분양과정에서 할인 등 분양촉진책으로 인한 부담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3000억원에 달하는 김포 풍무의 경우 금융비용 누적으로 사업수지가 저하된 가운데 관련 지역의 주택경기 침체로 분양성과가 저조해 추가 자금 투입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금융비용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나이스신평은 "차입금 증가와 대규모 손실에 따른 자기자본 감소로, 6월 말 기준 총차입금 규모가 자기자본의 2.8배 이상 상회하는 등 차입금 부담이 과중하다"며 "중단기적으로 차입금 규모 감소는 민간사업 선투입금 회수와 투자지분 매각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동부건설의 7월 말 기준 PF 우발채무는 4000억원으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자산담보부증권(ABS) 400억원, 기타 PF론 1125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나이스신평은 "민간 건축공사 비중이 6월 말 수주잔량대비 5.1%에 불과하지만 상반기 신규수주가 전무하고 영업기반 안정화를 위해선 장기적으로 장대교량, 초고층 건물 등의 고난이 공종 시공능력 확보 및 해외 플랜트 등 해외공사 수주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실적부진에 신용등급까지 하락하면서 자금조달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이자율 상승 등 금융비용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FN자산평가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내달 700억원, 11월 420억원 등 올 하반기에만 1120억원(공모사채, 16일 기준)가량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내년에도 1502억원가량의 회사채가 만기 도래한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채권은행이 진행 중인 '회사채 차환발행'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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