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우윳값 인상 안해"…유업계 '난감'
대형마트 "우윳값 인상 안해"…유업계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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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윤정기자] 대형마트가 일제히 우유가격 인상을 보류함에 따라 유업체들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앞서 매일유업과 서울우유는 각각 8일과 9일에 ℓ당 250원씩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사실상 계획이 틀어진 셈이다.

8일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이날 오전 매일유업의 우유 가격을 2350원에서 2600원으로 250원 올렸다가 1시간여 만에 예전 가격으로 환원했다. 이마트와 농협 하나로마트가 당분간 우유 출고가 인상분을 소매가격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의 대형마트들은 "'최저가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며 매일유업의 제품 가격을 동결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차액을 환불해주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A마트 관계자는 "우유와 같은 생필품의 경우 가격경쟁력이 중요하게 작용할 뿐 아니라 부정적인 여론이 강해 당분간 인상가를 잠정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의 이같은 행보는 물가를 안정시키려는 정부의 눈치와 인상폭이 과하다는 소비자단체들의 반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지난달 30일 서울청사로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하나로클럽 관계자를 불러 시장 동향을 점검한 것이 아무래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 같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또한 업계에서는 정부가 유업체의 가격 인상에 대한 적정성 조사에 착수, 최악의 경우 가격 인하를 유도하는 등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단체들도 "유업체들은 원유가격 인상분인 106원만 올려야 한다"며 과도한 인상폭을 지적해 왔다. 또 10개의 소비자단체로 이루어진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유업체들이 예정대로 가격을 올릴 경우 불매 캠페인을 펼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매일유업과 서울우유는 기존 인상 방침을 고수한다는 입장이지만 판매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거부함에 따라 당분간 공급가를 예전으로 돌릴 것으로 보인다.

매일유업 측은 "대형마트들에 의해 인상안이 보류되는 것"이라며 자진 철회가 아님을 못 박았다.

유업계 한 관계자는 "원유가격 자체가 올랐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우윳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면서도 "대형마트에서 유업체들의 출고가 인상 방안을 받아주지 않으면 기존 가격을 유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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