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쇼핑 4명 중 1명 '해외직구족(直購族)'
온라인쇼핑 4명 중 1명 '해외직구족(直購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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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소비 타격 '우려'..."병행수입과 역(逆)직구 꾀할 때"

[서울파이낸스 임현수기자] 값싼 물건을 찾아 해외직접구매를 이용하는 온라인쇼핑객이 늘고 있다. 국내 소비시장이 타격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온라인쇼핑족 16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해외 직접구매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24.3%가 "해외 인터넷쇼핑몰이나 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해 상품을 구매한 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쇼핑족 4명족 1명은 이른바 '해외직구족(直購族)'에 해당하는 셈이다.

해외직구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복수응답)로 '국내 동일상품보다 싼 가격'(67%)을 들었다. 이어 '국내에 없는 브랜드 구매'(37.8%), '다양한 상품 종류'(35%), '우수한 품질'(20.3%) 등을 차례로 꼽았다.

대한상의는 "알뜰소비·가치소비의 확산과 더불어 개성과 품질을 찾으려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해외직구가 점차 늘고 있다"며 "특히 SNS·블로그 등을 통해 해외직구 이용방법이 공유되거나 직구 사이트들이 구매절차를 간소화하면서 이용 편의성이 증가된 점도 해외직구 활성화에 한 몫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미 FTA 발효에 따른 관세인하와 면세한도액 상향도 이런 추세를 거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2년 3월 한·미 FTA 발효를 기점으로 미국에서 직접구매를 할 경우 관세를 물리지 않는 구매금액 상한선이 기존 15만원 이하(상품가격+배송비)에서 200달러 이하로 상향 조정됐다.

실제 해외직구 경험자들이 체감하는 FTA발효 후 해외브랜드 상품의 국내가격을 물은 결과 "동일하거나 오히려 증가했다"는 답변이 91.3%에 달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해외직구 건수와 이용액은 2010년 318만 회, 2억 4200만 달러에서 한·미 FTA가 발효됐던 2012년에는 720만 회, 6억 4200만 달러로 급증했다. 또한 해외직구 경험자들 대부분이 '해외직구를 지속적으로 이용할 것'(96.0%)이라고 답해 관련 시장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현재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추후 해외직구가 더욱 확산될 경우 국내 소매시장이 잠식될 수 있다"며 "유통기업은 물론 국산제품을 생산하는 제조기업의 매출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해외직구족들은 지난 2년간 1인당 평균 5.7회에 걸쳐 총 93만원 정도를 해외 인터넷쇼핑몰이나 구매대행을 통해 쓴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구입품목(복수응답)으로는 '의류'(41.5%)를 가장 많이 꼽은 가운데, '구두, 악세서리 등 패션잡화'(40.8%), '건강식품'(34.5%), '유아용품․의류'(29.3%), '가방․지갑'(28%), '화장품'(26.8%) '식품'(14%), '전자제품'(11%)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해외직구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구매 채널은 '국내 종합 온라인몰이 구축한 직구사이트'(37.8%), '해외 종합 온라인몰'(24.3%), '해외 브랜드 자체 온라인몰'(18.8%), '커뮤니티 사이트'(10.8%), '국내 중소 직구사이트'(5.3%), '블로그'(3.0%) 순이었다.

해외직구 쇼핑환경 개선을 위한 과제(복수응답)는 '환불·교환 절차 간소화'(68.3%)를 첫손에 꼽은데 이어 '상품 A/S 개선'(67.5%), '배송시간 단축'(45.8%), '정품확인 서비스'(43.8%), '주문절차 간소화'(27.5%), '충분한 상품정보 제공'(24.5%), '배송확인 서비스'(22.5%) 등을 차례로 지적했다.

김경종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해외로 향하는 국내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유통기업은 병행수입 등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수입품을 공급해야 한다"면서 "제조업체 역시 국산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원장은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제품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지금이야말로 해외 소비자의 이목과 클릭을 사로잡을 역(逆)직구 활성화 방안을 강구해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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