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자본진출 증가에 따른 이슈및과제-한국금융연구원 김우진 연구위원
외국자본진출 증가에 따른 이슈및과제-한국금융연구원 김우진 연구위원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5.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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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활발한 외자유치 정책 등으로 외국 자본의 국내진출이 크게 확대됐다. 이와 같은 외국자본의 진출 확대는 주식시장의 수요기반을 넓혀 주어 국내 기업의 자금조달에 기여했으며, 외국인 주주를 통한 선진경영기법의 도입, 경영합리화및 지배구조개선 등 국내 기업의 체질개선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보인다.

그러나 최근 들어 외국자본의 여러 부작용에 대한 우려또한 높아지고 있다. 예를들면, 단기 투기성 외국자본이 이익의 재투자보다는 과도한 배당을 요구함으로써 우리경제의 성장과실이 과도하게 외국인에게 넘어가고 성장잠재력까지 훼손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적절한 경영권 방어장치가 없어 국내 우량기업의 경영권이 외국인에게 넘어갈 우려가 있고, 국내기업들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느라 투자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외국자본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우리 국민 특유의 민족주의적 성향및 경영권을 지키려는 재벌기업주들의 이해와 결합되면서 다소 과장되게 부풀려지는 측면도 있다.

외국자본의 국내진출 증가와 관련해 제기되는 이슈로서 먼저 단기 투기성 외국자본이 이익의 재투자보다는 과도한 배당을 요구해 우리경제의 성장과실이 과도하게 외국인에게 넘어가고 성장잠재력까지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는 주장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일부 기업에서 외국인 주주가 편법적인 방법으로 과도한 배당을 챙겨간 사례들을 외국자본의 전형으로 오도한 데서 비록됐다고 보인다. 물론 기업들이 다른 나라 기업들에 비해 주주배당을 특히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면 문제가 있을 것이나 실제 그렇지 않다.

2003년 5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배당성향(25.5%)은 미국(37.6%), 일본(36.8%), 프랑스(50.1%)등 주요 선진국은 물론 홍콩(51.7%)이나 말레이시아(36.6%), 중국(34.1%)보다도 낮은 실정이다. 배당수익률 측면에서 보더라도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함으로써 획득하게 되는 수익률 수준은 높지 않다. 한국 기업의 2004년 배당수익률은 1.9%로 아시아 주요 11개국 중 일본, 인도에 이어 3번째로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병윤의 실증분석 결과에도 외국인 지분율이 배당성향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부채비율이나 매출액 증가율이 낮을수록 또한 수익성(ROE)이 높을 수록 배당성향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외국자본에 대한 과도한 배당을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며, 외국자본이 탈법적 수단으로 과도한 배당을 가져가는 사례만 감독당국의 엄격한 법적용을 통해 통제해야 할 것이다. 다만, 자본유출입에 대한 규제논의 자체가 외국인 투자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소지도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우리 기업들이 외국자본에 의한 적대적 M&A 방어를 위해 자사주 매입을 늘리고 또 외국자본이 과도한 배당을 요구해 우리기업의 투자가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기업들의 투자가 부진한 것은 적절한 투자처가 없어서이지 자금부족이 원인이 아니다. 우리나라 제조업 부채비율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말 396.3%를 기록한 이후 매년 크게 감소해 2003년말 현재 30%대를 상회하고 있어 적절한 투자처만 있으면 기업들이 얼마든지 자금조달이 가능한 상태다.

실증분석경로가 또한 외국인 지분율이 투자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우리가 막연히 우려해왔던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외국인 주식비중이 여타 국가들에 비해 다소 높다는 것 외에는 과도한 배당이나 이에따른 투자부진 등을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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