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이재현 회장 '경영공백 메우기' 분주
CJ그룹, 이재현 회장 '경영공백 메우기' 분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룹경영위원회 이어 미래전략실 신설

[서울파이낸스 이윤정기자] CJ그룹이 '오너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그룹 컨트롤타워 격인 '그룹경영위원회'를 출범시킨 데 이어 외부 출신 인사 영입을 통해 사업안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미래전략실을 신설하고 보스턴컨설팅그룹(BCG)출신 박성훈(41)씨를 실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그룹 내 최연소 부사장인 신임 박 부사장이 이끄는 미래전략실은 그룹의 전략을 수립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박 부사장은 컨설팅사에 근무할 당시 10년 동안 다섯 번의 초고속 승진 끝에 2006년 만 33세에 파트너(부사장급)에 임명된 바 있으며 유통업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J그룹이 이 같은 외부 출신 '젊은 피'를 수혈한데는 기존과 다른 시각으로 그룹을 평가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CJ그룹은 지난 1일 이재현 회장이 구속 수감되자 오너일가와 전문 경영인으로 구성된 '그룹경영위원회'를 출범하고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그룹경영위원회는 이 회장의 외삼촌인 손경식 회장을 필두로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과 이채욱 CJ대한통운 부회장, 이관훈 CJ 사장,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 등 5명으로 구성됐다.

특히 손경식 회장은 CJ그룹의 비상경영에 전념하기 위해 7년 7개월간 맡아온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손 회장은 1993년 삼성그룹에서 CJ그룹(옛 제일제당)을 분리하는 과정을 주도하고 이후 경영을 이끌어오면서 경영능력을 검증받은 인물이다.

CJ그룹은 대외적으로는 손 회장이 그룹을 대표하고, 대내적인 일은 이 부회장이 집행하는 한편 각 사업부문별 전문경영인의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 이관훈 CJ대표이사 산하에 경영총괄직을 신설하고 허민회 CJ푸드빌 대표를 겸직시켰다. 허 대표는 그룹 전반의 경영현안을 챙기면서 '그룹경영위원회'를 보좌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에 따라 CJ그룹이 추진중에 있던 국내 사업은 크게 타격 받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그러나 이 회장이 추진해 오던 굵직한 해외사업들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이나 신규 시장 진출과 같은 사업에 있어 중요한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회장의 검찰 수사 이후 CJ그룹의 해외 인수합병(M&A)협상은 모두 중단되거나 지연됐다.

CJ제일제당은 라이신(사료 첨가제) 글로벌 1위 생산력 확보를 위해 진행하고 있던 중국 업체와의 인수협상이 중단됐고, 사료사업 역시 중국과 베트남에서 최종 단계까지 진행된 인수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또한 CJ대한통운은 글로벌 물류업체를 인수를 추진 중이었으나 의사결정 지연으로 사실상 협상이 잠정 중단됐으며 프레시웨이의 미국과 베트남 현지 유통망 인수가 보류된 상황이다. 또 CJ푸드빌이 추진하던 한식 세계화는 기업 이미지 하락으로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의 부재로 사업 전반에 차질이 생겨 안타까운 상황"이라는 한편 "'그룹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함으로써 사업 안정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CJ는 창립 60주년을 맞은 올해를 글로벌 원년으로 삼고 중국과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 시장 진출에 주력할 예정이었다. 또 작년보다 3700억원이 늘어난 3조2400억원을 투자해 사상 첫 매출 30조원을 넘긴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