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해외 네트워크 확장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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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소·지점 개설 줄이어…수익개선·글로벌 경쟁력 강화 포석

[서울파이낸스 문지훈기자] 국내 경영환경 악화로 수익성 저하에 직면한 국내 은행들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우리·신한·하나·외환·NH농협·IBK기업 등 대다수 시중은행들은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미국, 호주 등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 호주 시드니지점을 개점한 데 이어 10일 중국 웨이하이분행을 개점했으며 신한은행은 올 들어 미얀마 양곤 대표사무소를 개설했다. 지난 3월에는 중국 현지법인인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를 통해 홍천로지행도 개점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5월 중국 남경분행을 개점했으며 외환은행도 인도네시아 쯔룩과 터키 이스탄불에 문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인도네시아 현지법에 따라 현지법인을 통합하고 내년 1월 출범할 예정이다.

IBK기업은행은 미얀마 양곤과 중국 장쑤성에 각각 사무소와 지점을 개설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3월 출범이후 최초로 베트남 하노이사무소를 오픈했으며 지난달 말 중국 북경사무소 설치인가도 받았다. NH농협은행은 올 초 미국 뉴욕지점 설립인가도 획득, 오는 9월 지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국내 시중은행들의 해외진출 시도는 낯선 모습이 아니지만 국내 경영환경 악화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해외진출을 위해 현지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는 것도 적지 않은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각 은행들이 국내시장에서의 수익성 악화를 예견하고 해외진출을 준비한 셈"이라며 "해외진출 강화 추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각 은행들은 연내 해외 네트워크 확장을 추가로 계획하고 있으며 이미 진출한 지역의 영업력도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여기에 수익성 개선은 물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복안도 깔려있다.

우리은행은 러시아 및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에 네트워크를 추가로 확대하고 현지화도 동시에 추구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최근 취임한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겸 우리은행장)은 이 같은 전략을 통해 현재 5%에 그치는 해외수익비중을 임기 내 15%까지 높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신한은행도 이머징 국가를 대상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한편 기존에 진출한 핵심 아시아 지역 네트워크의 역량을 강화해 '아시아금융벨트'를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성과가 불확실한 선진국보다는 성장가능성이 높은 아시아 지역을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15년까지 은행 수익의 10%를 해외시장에서 거두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은행권 일각에서는 해외수익비중을 단기간에 확대하기 쉽지 않은 데다 국내시장에서의 저조한 수익을 보완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해외시장 진출 및 현지화 노력과 함께 국내시장에서의 먹거리 창출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진출에 힘쓰는 것도 좋지만 국내시장에서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신성장동력을 찾는 게 급선무"라며 "국내시장에서의 탄탄한 수익성이 뒷받침 돼야 글로벌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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