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 2.7% 성장 목표 제시…기대보다 '우려'
정부, 연 2.7% 성장 목표 제시…기대보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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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채선희 문지훈기자] 정부가 올해 연 2.7%의 경제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반기에 추경 등 재정 여력을 최대한 집중해 하반기 성장률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대내외 여건이 녹록치 않아 장밋빛 전망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 하반기 본격 재정투입

28일 정부 및 금융권에 따르면, 전일 기획재정부와 관계부처는 '201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상향조정했다. 지난 3월 제시한 전망치보다 0.4%포인트나 높인 수준이다. 이는 고착화된 0%대 분기  저성장을 탈피하고 하반기 전년동기대비 3%대의 성장률을 회복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하반기에 추가경정예산 등에 따른 재정 여력을 집중시키고 재정 투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소비 여력은 물론 기업들의 투자 심리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정부는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부문에 공공기관 투자 규모를 5000억원 추가로 늘리고 3000억원 수준의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선 한국은행의 총액한도대출 한도와 대상 운영에 대해서 논의하기로 하고, 중소기업의 해외 소재 부품기업 등에 대한 인수·합병(M&A) 지원안 등도 모색할 방침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을 3분기까지 집중 집행하고 공공기관 투자와 민간투자사업 확대 등을 통해 1조원 수준의 재정을 보강하겠다"며 "하반기에는 앞서 시행한 정책들이 효과를 나타낼 것이고 세계경제도 회복세로 전환하는 시점임을 감안한다면 하반기 3%, 내년 4%는 달성 가능하다"고 말했다.

◇엇갈리는 전망 지표

이처럼 정부가 올 하반기 대대적인 경기부양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다소 무리한 성장률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민간기관과 정부의 성장 전망치 차이도 크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우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을 2.8%로 제시했으나 이는 상당 부분 하향 조정된 것이다. IMF의 기존 전망은 4%였으나 3차례에 걸쳐 1.2%포인트 떨어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에서 2.6%로 낮췄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중국의 경제침체 우려, 일본 아베노믹스 부작용 등 대외여건 불확실성을 감안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3%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역시 전망치를 종전 3.1%에서 2.6%로 낮췄으며 삼성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도 하향 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2.8%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전망치인 2.6%보다 높은 수치이며 내년 전망치도 정부와 동일한 4%로 예상하고 있다.

김홍달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소장은 "정부 전망률은 경기부양 의지가 충분히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며 "엔저와 원고 추세 영향이 저조해 하반기 수출은 증가세를 이어가겠으나 내수와 설비투자 부진 등이 문제고 우리의 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신용경색이나 급격한 성장률 하락 등은 무시 못 할 변수다"고 설명했다. 

◇美 출구전략 등 리스크 산적

하반기 국내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내외 불확실성 상존으로 인한 리스크다. 미국 양적완화 규모 축소 논란과 함께 일본 아베노믹스에 따른 금융시장 여파, 중국 및 유로존의 경기 둔화 등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산적하다.

이에 기업들도 좀처럼 투자 심리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조업체들의 경기심리인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7개월만에 하락했다. 불확실한 경제상황, 내부수진 등의 이유에서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1분기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악화됐다. 10곳 중 4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도 못했다.

정부가 아무리 재정투입을 한다고 해도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단숨에 회복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은 상당기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출구전략 발표후 사흘만에 코스피는 1800선이 무너졌고 시가총액 57조원이 증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30원 넘게 폭등해 1160원대로 올라섰다. 현재까지도 국내 주식 및 외환시장은 관련 이슈에 일희일비하며 변동폭을 키우는 상황이다.

중국과 유로존의 경기둔화 가능성도 우려요인이다. 중국과 유로존은 국내 수출시장에서 각각 25.8%, 8.1%(5월기준) 가량으로 30% 넘게 차지하고 있다. 두 나라의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경우 국내 수출시장의 타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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