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 산업,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본다
한국 자동차 산업,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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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올해는 우리나라에 자동차가 도입된 지 111년이 되는 해다. 현재 세계시장에서 우리 자동차의 양적 위치는 세계 5위로 성장했다. 질적 측면에서도 세계 수준으로 올라서 대량 생산 개념의 대중차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자동차 산업은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에서 가장 활성화하고 싶어하는 분야다. 다른 산업에 비해 부품산업 등 부가 산업이 가장 깊고 넓어서 고용창출, 타 산업에의 파급효과, 수출 및 활성화 기대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한 예로 중국 등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수십년간 우리나라를 벤치마킹하며 노력하고 있으나 엔진이나 변속기 등 핵심 역량이 많이 부족하다. 특히 최근 자동차는 과학의 총아일 만큼 최고의 기술력이 집약돼있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자동차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우리의 경우 자동차 분야를 세계적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시킨 시기가 약 4년 전 정도다. 현대차로 비교하면 제네시스, 에쿠스 등이 등장한 시기다. 이 시기의 국산차는 예전의 현대차에 비해 두 단계 이상은 뛰었다고 할 수 있다. 그 만큼 기술적 집약도나 전체적인 품질, 가격적 경쟁력 등 여러 면에서 뛰어난 특성을 지니게 됐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국산차에는 더욱 큰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최근 수년 간 세계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던 이유는 가장 큰 경쟁자인 일본의 상대적 어려움으로 인한 인센티브가 컸다. 미국 시장에서의 부품 리콜 사태, 대지진, 태국의 홍수로 인한 일본 공장의 침수 등으로 인한 연속적인 완성차 공급에 문제가 발생한 탓이다.

그러나 이제는 환경적 요인이 없는 진정한 진검승부의 시기가 왔다. 전통적으로 강자였던 유럽차는 더욱 강력하게 다가오고 있고, 미국의 경우도 기본의 저연비와 고배기량, 한계성 있는 디자인을 탈피하고 부정적인 미국차를 벗어나고 있는 형국이다. 일본차는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수면 위로 올라온 상태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우리 국산차는 고민할 사항이 몇 가지 있다. 우선 기존 대중차의 이미지에서 프리미엄차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차종 개발이 필수적이다. 수익적 측면이나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 필수적인 부분이다.

두 번째로 완성차의 이미지는 괜찮으나 핵심 부품에 대한 원천기술이 필요하다. 아직은 원천기술이 미약한 만큼 이를 국산화해, 수익의 극대화와 강력한 무기로 활용해야 한다.

셋째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노사 문제다. 이 문제는 국산차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가장 큰 암초라 할 수 있다. 노사간의 신뢰가 부족해 전체를 흔드는 사례를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다.

넷째는 미래의 문제점 해결은 물론이고 과거를 통한 미래를 지향해야 한다. 우리의 자동차 역사는 길지 않지만 치열하고 함축돼있다. 그러나 아직 이를 표현하고 알리는 방법을 찾지를 못했다. 그럴 듯한 박물관 하나 없기 때문이다. 조상이 없는 후세가 존재하지 않듯이 우리의 자동차 역사를 직시해야 미래가 보장된다. 프리미엄 이미지 브랜드 구축을 위해서는 과거의 연결을 통한 미래 지향은 필수적인 과정이다.

우리의 자동차를 해외 선진국에서는 '우주인'이라고 간혹 언급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BMW나 벤츠 등의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치는 100년이라는 자랑스런 과거를 통한 연속성이라는 것을 인지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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