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스팩 합병…시장부활 신호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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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 속 활성화 조짐…전문가 전망은 '제각각'

[서울파이낸스 최재연기자] 오는 9월 한일진공기계와의 합병상장을 앞두고 있는 키움1호스팩을 비롯해 최근 스팩 합병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그동안 침체기를 겪어왔던 스팩 시장의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전망은 다소 신중하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키움1호스팩은 휴대폰용 코팅장비 제조업체인 한일진공기계와의 합병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같은달 하나그린스팩은 '애니팡'으로 유명한 게임회사 선데이토즈와의 합병상장예심을 청구해 현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스팩(SPAC·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은 비상장기업 인수·합병를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로 지난 2009년 12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이후 규제 강화 및 시장 침체 등에 따른 합병 실패와 낮은 투자수익률로 시장의 외면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스팩 합병을 추진하는 기업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증권사들도 2호 스팩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 부활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장덕수 키움증권 스팩 담당자는 "스팩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로 몇 개 남지 않은 스팩들이 공모에 나서고 있다"며 "최근 거래소에서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스팩 상장을 추진하는 증권사들에 좀 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IPO업계 관계자도 "선데이토즈의 경우 '애니팡'의 인기로 공모시장에서 화제가 된 바 있는데, 이번 상장으로 스팩 시장이 재조명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최근 증시 활성화와 투자 유도를 장려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스팩 시장의 향후 전망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반면, 스팩 시장의 회생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스팩 상장을 '비정상코스'로 여기는 투자자들의 인식이 여전하고, 코넥스와 코스닥 상장 요건 완화 등의 규제 완화 흐름이 오히려 스팩 상장에 대한 수요를 대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스팩 상장 기업이 몇 개 등장하고 있지만 침체돼가는 시장의 흐름을 바꾸기는 힘들 것"이라며 "과거 직접 상장이 어려워 스팩 상장을 시도했던 기업들의 경우 이제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로 코넥스나 코스닥을 통해 시장에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스팩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어 "스팩 시장에 대해서는 '이미 끝났다'는 업계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증권사들의 추가 상장 가능성은 적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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