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가입 부적격자는 '보험사 직원'(?)
보험가입 부적격자는 '보험사 직원'(?)
  • 김주형
  • 승인 2005.09.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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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 닥칠지도 모르는 위험에 대한 대비책의 일환으로 보험 한 두개는 가입해 놓는 것이 현대인들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특히, 요즘은 전화나 홈쇼핑 등 판매채널의 다변화로 과거보다 더욱 보험가입이 쉬워졌다.

하지만 누구나 모두 보험에 가입할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해보험의 경우 위험이 높은 광부나 오토바이 운전자등은 가입이 제한되거나 다른 고객보다 높은 보험료를 지불해야 한다.

물론 그만큼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지만, 보험가입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누가봐도 정상적이고 번듯한 직장에 지병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고 발생위험이 높은 것도 아닌데 보험가입이 유독 힘든 사람들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보험업계 종사자들이다.

이들이 보험가입에 애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이다.

그럼 보험업계 종사자들은 왜 보험가입이 어려울까?

그 이유는 바로 정보의 비대칭 때문이다.

보험사 본사직원들의 경우 특히 보험가입 요주의 인물이다.

왜냐하면 자기 회사든 타회사든 어떤 상품이 가장 좋은 상품인지 금방 금방 알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정보가 그많큼 풍부하기 때문에 상품의 허점과 장점에 대해 웬만한 전문가 뺨치는 수준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좋은 상품이 어떤 것인지 금방 알아채고 가입을 시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결국, 소비자 한테 조금이라도 유리한 상품을 만들려면 회사가 그만큼 손해를 감안해야 하는 본질적인 문제때문에 이들에 대한 보험가입제약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또 상품을 잘 알기 때문에 자신의 위험을 숨기고 보험에 가입하는 역선택에 대한 우려도 있다.

동일업계에 종사하는 만큼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가입제한 상품에도 쉽게 가입이 되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귀찮은(?) 존재다.

모 생보사 팀장급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된 모회사의 암보험 상품이 굉장히 좋은데 가입이 안돼 경로를 알아보고 있다고 귀뜸했다.

또 다른 상품 개발 담당자는 자신은 보험사 상품개발팀소속이기 때문에 가입이 상당히 까다로와 같은 계열사에 다닌다고 직장을 속여 가입을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영업사원들의 경우 마감실적 때문에 서로서로 돌아가며 동료들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런 경우 가입하고 실적만 채운뒤 바로 해지하기 때문에 보험사로서도 골치가 아프다.

아무튼 보험사들은 동종업계 직원들에게 인수기준을 굉장히 까다롭게 적용하거나 심지어 가입거절 대상으로 올리기 때문에 보험업계 종사자들에게 보험가입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자가 아는 모 임원은 자신이 정말 필요해서 보험에 가입하려는데 제한대상으로 연락이 왔다며 난처해 했다.

보험을 가장 잘 아는 업계 종사자들이 오히려 가장 전문적이라는 이유로 자신이 몸담고 있는 보험업계에서 블랙리스트에 오른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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