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앤케리 본격화 가능성 적어"
금감원 "앤케리 본격화 가능성 적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금융감독원은 일본·외국간 내외금리차 축소, 일본의 높은 주가수익률 및 엔화 변동성 확대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내 엔캐리가 본격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일본중앙은행(BoJ)의 양적완화 조치에 따른 엔화 약세 지속으로 일본 내 엔화자금이 글로벌 시장으로 대거 흘러가는 엔캐리 트레이드를 예상하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엔캐리 트레이드란 저수익 통화인 엔화를 차입하고 고수익 통화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거래로, 엔화 약세기간인 2005~2007년 중 확대됐다.

최근 엔화자금 동향을 보면 올해 대외증권에 투자한 자금이 본국으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7조5000억엔이었던 일본계 자금의 대외증권투자가 엔화 약세에 따른 기업실적 개선 등으로 1~4월 동안 8조9000억엔 순유입됐다.

외국인 자금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아베노믹스'를 주장한 자민당이 총선에서 승리하고 주가가 상승하면서 총 6조엔의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일본으로 순유입됐다.

금감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및 유럽 재정위기의 완화 등으로 글로벌 시장의 불안이 진정됨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가 약화되는 등 글로벌 시장 안정성 측면에서는 엔캐리 트레이드 여건이 조성된 것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불확실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VIX지수(Volatility Index, S&P 500 지수옵션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를 보면 지난달 13.4포인트로 엔캐리 트레이드가 확대됐던 2000년 8월 18.0포인트, 2006년11월 10.8포인트와 비슷한 수준이다.

G20, IMF 등의 사실상 엔화 약세 용인 등으로 엔화 약세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엔캐리 트레이드 발생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금감원은 글로벌 저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엔화와 주요국 통화의 차입금리 격차가 낮아 앤케리 트레이드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실제 주요통화의 LIBOR(3M)를 보면 엔화(0.16%)는 美달러화(0.27%) 보다 낮지만, 유로화(0.12%)나 스위스 프랑화(0.02%) 대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 최근 엔화 약세가 너무 급속히 이뤄져 단기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으며, 주요통화 중 엔화의 변동성이 가장 높은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환율 변동방향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2004~2007년 세계 경제가 5% 내외의 높은 성장을 보인 반면, 최근에는 3% 내외 성장에 그쳐 엔화 차입수요도 둔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향후 미국의 경기회복이 본격화, 양적완화 규모가 축소 등으로 엔화가 美 달러화 및 신흥국 통화간 금리 격차가 확대되면 엔캐리 트레이드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증대된다는 의견이다. 최근 일본 증시에서 보듯이 주가급락 등 시장불안이 지속될 경우에도 자금이 해외시장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금감원 관계자는 "엔화환율의 변동성이 높은 수준인 점 등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엔캐리 트레이드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다만 장기적으로 일본 및 글로벌 금융·경제 여건의 변화에 따라서는 2005~2007년 기간과 같은 엔캐리의 재연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