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아베노믹스…비관론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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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전략 논의 따른 국채금리 상승 우려"
"인플레 목표 달성하려면 엔화 150% 절하돼야"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일본 아베 정부 내각의 정책인 '아베노믹스'가 닻을 올린지 불과 6개월여 만에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아베노믹스의 골자인 '2년 내 2%대 인플레이션 달성' 목표 역시 달성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일본 닛케이지수 하락률은 9.5%에 달했다. 103엔대까지 치솟았던 엔·달러 환율은 100엔대까지 떨어지며 엔 약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이날 오후 2시39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0.38엔 하락한 100.67엔에 거래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일본 금융시장 불안 배경엔 국채금리 상승 등에 따른 일본 아베노믹스의 부작용 우려가 꼽힌다. 지난 23일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미국의 경기지표 호조로 인한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1%대로 폭등했다. 현재는 0.9%대 거래를 이어가고 있으나 두달여만에 0.4%대에서 두배 이상 급등해 거래되는 형국이다.

최근 미국의 조기 출구전략 논의로 미국 국채 금리 상승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일본 국채금리가 상승(국채 약세) 압력에  계속 노출된다면 아베노믹스는 제대로 날개를 펴기도 전에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의 양적완화를 통한 효과가 나타나기도 전에 물가 상승, 미국 국채 약세 등을 이유로 일본 국채 강세가 조기에 끝나 버린다면 아베노믹스 실패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일본 국채금리의 불안정한 모습이 이어지게 될 경우 엔·달러의 추가 절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아베노믹스에 대한 시장 평가는 당분간 유보적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연구원 주최 '아베노믹스 과연 성공할 것인가?'세미나에 참석한 칸노 마사아키 JP모건 일본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아베 정부가 추진중인 '2%대 인플레이션, 2년 안에 달성'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못 박았다.

칸노에 따르면, 엔화가치가 10% 절하될 때 물가는 0.1% 밖에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결국 2%의 인플레를 유발하기 위해선 엔화가치가 150%나 절하돼야 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진단이다.

칸노는 아베노믹스가 참가자들의 기대심리를 키워 내수를 촉진시키고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을 이끌어 경제 회복에 기여할 수는 있을 것으로 내다봤으나 목표 달성 과정에서 자산가격 거품이 빠지거나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리스크 등 디플레이션에 빠질 경우 아베노믹스는 완전히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날 행사에 참석한 권양선 노무라 증권 전무는 "현재 아베노믹스 시행 이후 나타난 일련의 변화들이 시장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살아나 나온 현상인지 아니면 단순히 이벤트로 판단한 헤지펀드 등 거물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해 나타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수출이 일본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정도는 15% 안팎에 불과하다"며 "일본은 엔저로 수출을 늘리는 효과보다는 자산가격 상승을 통해 민간소비를 늘려 내수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실물경제로 전달되는 경로를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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