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5월 기준금리 '인하'…전방위 압박에 백기?
한은, 5월 기준금리 '인하'…전방위 압박에 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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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중앙은행 결정, 변수로 작용한 듯"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한국은행이 5월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지난해 10월 금리를 인하한 이후 7개월만이다. 전방위적인 금리 인하 압박에다 대외 불확실성 및 국내 경기부진 지속, 글로벌 정책공조 차원에서 금리 기조에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인다.

9일 한국은행은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2.5%로 인하했다. 이로써 한은은 지난해 10월 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이후 7개월 만에 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국내 경제의 더딘 회복과 글로벌 정책공조 차원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고 하지만 결국 금융권 안팎의 금리 인하 압박에 백기를 든 모양새다.

전일 이한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한은을 청개구리, (호주)나무늘보에 비교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지난달에도 이 대표는 "한은이 경제활성화를 위해 역할을 할 때가 됐다. 4월에는 동결했지만 5월에는 알아서 할 것이다" 등 금리 인하 압력을 가한 바 있다.

이례적으로 민간 연구기관에서도 한은에 금리 인하를 보챘다. 금통위 바로 전일인 8일 한국금융연구원은 국내 경제성장 전망률을 기존보다 0.2%포인트 낮춘 2.6%로 발표하면서 "통화당국이 성장률 전망치를 두번이나 낮추면서 금리를 인하하지 않은 것은 제 역할을 못한 것"이라며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특히 국내 경제지표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한은의 금리 인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최근 경제동향 5월호'에서 "실물경제 부진이 이어지면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으며 한국개발연구원(KDI)도 'KDI 경제동향'을 통해 "생산이 부진한 가운데 내수와 수출의 회복세가 다소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엔화 약세와 미국의 채무한도 협상, 유럽 경제 회복 지연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인하 요인이다. 이에 유럽중앙은행(ECB)과 인도중앙은행, 호주중앙은행(RBA)까지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하면서 '정책공조'를 강조하는 한은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박동진 삼성선물 연구원은 "ECB와 호주가 금리를 인하했다고 5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했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호주달러가 기축통화가 아니라는 측면에서도 한은 총재의 금리동결 논리를 약화시켰다"고 판단했다.

그는 "또한 재정부의 그린북이 국내경제의 위축과 소비자물가 1%대 안정세를 강조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금리인하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결국 호주의 결정이 5월 통화정책회의에서 변수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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