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어윤대 KB금융 회장 기자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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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문지훈기자]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29일 서울 명동 본점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이사진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연임하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거취 표명이 늦어지면서 연임에 대한 다양한 예상이 있었는데 연임 포기를 선언한 배경은 무엇인가.

- 조만간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가동될 텐데 사외이사들에게 부담을 드리기 싫었다. 대학 총장까지 지낸 사람으로서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지 않을 것 같았다. KB금융은 정부 주식이 한 주도 없는 민간은행이다. 이런 조직에서 (연임 여부에 대해) 의사를 표명해야할 당위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냥 나가려고 해지만 제 명예를 위해 (의사를 표명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주위의 권고도 있었다.

▲재임중 성과는 어떤 점을 꼽을 수 있나.

- 그동안 KB금융의 이미지나 브랜드파워가 국내외적으로 많이 올라갔다. 은행의 인사나 대출 관계에 있어서 직간접적인 부탁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3년 간 지주 내 모든 인사에 있어서 외부 부탁을 받은 일도 없고 대출 및 보증업무에 있어서도 독립성을 유지했다. 민병덕 KB국민은행장도 많이 노력했지만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을 해왔기 때문에 이 같은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고 정착되고 있다.

▲후임은 어떤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 내외부, 관료, 금융기관, 교수 등 출신에 대한 이슈는 절대 중요하지 않다. 도이체방크에는 인도인이 최고경영자(CEO)로 갔으며 스위스 최대 UBS에는 독인 분데스방크 출신이 갔다. 영란은행에는 캐나다은행 총재가 갔다. 개인적인 생각은 삼성이나 LG 등 민간 대기업에 세계적인 리더나 CEO가 있듯이 한국의 민간섹터 금융기관을 대표할 수 있는 분이 새로운 CEO로 왔으면 한다.

▲재임기간중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 금융부문에서 삼성전자나 LG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왜 없나 하는 고민이 가장 컸다. 13년 전 SC은행은 자산규모 등에서 국내 금융기관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이제는 2.5배로 커졌고 세계적인 금융기관으로 성장했다. 세계적인 금융기관이 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싶었지만 2만5000명이 있는 조직에서의 변화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취임 초기 100일 동안 100대 과제를 가지고 변화 드라이브를 걸었고 성과도 거뒀다.

▲국내 금융기관의 글로벌화를 위해 필요한 점은 무엇인가.

-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했을 때 한국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공급받지 않는다. 자금조달비용이 외국 금융기관이 훨씬 저렴하다. HSBC는 조달비용이 리보(런던은행 간 금리)에 0.5%포인트에 불과하지만 국내 금융기관은 리보에 1%포인트가 더해진다.

또한 국내 금융기관이 전 세계에 깔려있지 않다. 1960년대부터 해외에 진출했지만 외환위기 등으로 철수하기도 했고 국제금융을 담당하는 전문가 수가 외국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

비용 측면도 생각해야 하는데 한국 금융은 전체 금융의 90% 이상이 인터넷으로 이뤄진다. KB국민은행이 1200개 이상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점을 방문하는 고객은 전체의 10%밖에 안 된다. 외국계 금융기관과 비용 측면에서 경쟁하기 힘들다.

▲재임 시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 더 많은 직원들과 이야기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학계에 몸담고 있을 때 행복하다고 했는데 학계로 돌아가려는 생각 있나.

- 아직까지 대학 총장 이미지가 더 강한 것 같다. 향후 할 일이 많을 것 같은데 제가 할 수 있는 조그마한 일을 찾아서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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