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렁 속 한국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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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최재연기자] "더이상 우리나라 증시는 매력이 없습니다"(모 증권사 연구원)

외국인투자자들의 '코리아 엑소더스'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대북 리스크와 최대 무역거래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여기에 엔저 현상까지 가속화되며 국내 수출경기 둔화를 우려한 외국인의 투자자금이 이탈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최근까지(4월24일 기준) 외국인은 국내 시장에서 43억2300만달러(약 4조8049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엔저의 장기화 및 가속화는 외국인의 투심을 위축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달 초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중앙은행(BOJ) 총재가 추가적인 양적완화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지난주 주요 20개국(G20)이 일본의 공격적 통화정책을 사실상 용인한 후 외국인들의 국내 시장 이탈은 더욱 탄력을 받은 모습이다.

일본의 엔저 유도정책으로 한국과 일본 증시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코스피는 지난해 10월25일 1924.50에서 6개월 만인 지난 24일 1935.31로 0.5% 상승하는 데 그친 반면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9055.20에서 1만3843.46으로 52.8% 뛰었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주효했던 셈이다. 

반면 국내 증시는 안팎의 무관심 속에 경쟁력을 잃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경기부양 의지를 수차례 밝혀왔지만 가시적인 효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역대 두번째로 큰 규모라는 이번 17조 추경에서 실제 경기 부양에 쓰이는 비중도 30%에 불과해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외국인 투자비중이 높은 국내 주식시장이 또다시 휘청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업계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될 시 코스피가 지난 2011년과 같이 1700선까지 폭락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올해의 경우 기업 실적과 펀더멘털보다 투심이 주가방향을 결정짓는 핵심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가견인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공조가 아쉬운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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