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줄이라는데"…보험업계, 묘책없어 '전전긍긍'
"민원 줄이라는데"…보험업계, 묘책없어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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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보험사들이 보험민원 감축 방안을 내놓기 위해 분주하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오는 2014년 말까지 각 보험사마다 보험민원을 줄이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지난주 각 보험사에 '민원감축목표 설정 및 이행방안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각 보험사가 세우는 감축 목표설정의 방법론을 설명한 것으로, 단계적으로 민원을 줄여 2014년 말까지 민원을 50% 감소시키라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에는 민원감축 이행방안 표준안 양식과 민원건수 산정 계산식 등이 포함됐다. 목표치 달성하지 못하게 되면 CEO가 금감원에 출두하는 등의 규제도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감축 수준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금감원에 전달했다. 보험계약 1건으로 민원을 70~80건이나 넣는 악성 민원인이 많은 데다, 민원을 무기로 더 많은 보험금을 요구하는 블랙컨슈머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다. 실제로 어떤 조직에서는 보험금을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민원을 이용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감원은 보험업계와 블랙컨슈머들이 민원제기를 무기로 보험사들을 압박하지 못하도록 악성민원으로 판단될 경우 이를 민원 발생 건수에서 제외시키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보험사별로 블랙컨슈머에 대한 사례를 수집하면서 업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후 금감원은 지난 18일 '민원감축 이행 계획서 표준안'을 각 보험사에 전달했다. 금감원에 제출할 보고서에 정해진 양식이 없어 각 보험사마다 다른 내용과 방안 등이 나올까 양식을 마련한 것. 이에는 현 상황 및 상황 분석, 민원 감축을 위한 대책 등을 마련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재 보험업계는 금감원이 정해준 5월초까지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현재 각 보험사들은 민원을 줄이기 위한 여러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5월초까지는 시간이 충분한 탓에 확정한 것은 없는 상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17일 가이드라인 확정안이 내려오기로 했고, 미비하다는 판단에 이번주 내로 주기로 했으나 아직까지 내려오진 않았다"며 "이에 지난주 받은 가이드라인에 맞춰 작성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것도 정하지 않은 상태인 탓에 업계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막연히 민원 감축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해서 담당자들이 어려워하고 있다"며 "가이드라인 확정안도 나오지 않아 검토한 방안만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보험사들이 마련한 방안의 취지가 금감원 취지와 어긋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50% 줄이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업계 내에서는 '금감원으로 들어가는 민원을 줄이는 방안을 만들면 된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며 "금감원은 목표치만 달성하면 되기 때문에 민원을 제기한 소비자들을 달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더 쉽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도 영업현장이나 보험사들은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에게 상품 등으로 민원을 넣지 말아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향후엔 이같은 경우가 더 많아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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