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만' 고졸 채용…여전히 높은 카드사 채용문턱
'말로 만' 고졸 채용…여전히 높은 카드사 채용문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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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하나SK카드 외 '전무'…"이벤트성·경영환경 악화 탓"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카드사들이 고졸 채용에 여전히 인색한 것으로 나타나 과거 고졸채용을 확대하겠다는 발표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학력 인플레' 해소 차원에서 고졸 채용에 적극 나서온 것과도 상반된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전업계 카드사들은 최근 몇년간 고졸자 채용을 사실상 실시하지 않고 있다.

하나SK카드와 BC카드 정도만 고졸인력 규모를 공개할 수 있을 정도다. 하나SK카드는 지난해 전체 채용인원 30명 중 고졸자 7명을 처음 정규직으로 채용했으며 BC카드는 전체 채용인원 69명 중 9명을 고졸인원으로 채웠다.

반면  KB국민카드, 현대카드의 경우 고졸인원 채용 계획이 없으며, 신한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는 내부 직원 규모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고졸채용 현황을 밝히기 꺼려하는 것은 채용규모가 작을 뿐만 아니라 채용을 하더라도 계약직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정확한 채용 내용은 발표하기 어렵다"면서 "하반기 채용규모가 확정되면 고졸 채용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업계 분위기는 지난 2011년과 크게 차이를 보인다. 앞서 여신금융협회는 2011년 8월 향후 3년간 1500여명의 고졸 인원을 채용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카드사들도 고졸 채용을 고려하겠다고 밝히는 등 고졸채용 바람이 여신금융업계에도 부는 듯 했지만 실상은 계약직이 대부분을 차지할 뿐 정규직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당시 밝힌 채용 규모는 정규직과 계약직을 포함한 수치"라며 "현재 고졸 채용규모는 당초 계획보다 낮아졌지만 그래도 고졸채용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업계에서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각종 규제가 원인이 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자연스레 채용도 축소됐다는 것.

실제로 BC카드와 삼성카드는 최근 희망퇴직을 단행했으며 KB국민카드는 구조조정 대신 신규인력 채용을 중단했다. 타 카드사들 역시 신규 채용을 포기하거나 규모를 줄인 카드사들이 대부분이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현재 카드사들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경영환경 악화로 채용을 포기하거나 줄이고 있는 실정"이라며 "향후 고졸자 채용 역시 정규직 채용보다는 계약직 채용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고졸 채용바람이 이명박 정부 시절의 이벤트성 채용바람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가 끝난 지금 기업들이 무리해서 고졸 채용에 나설 필요가 없어졌다"며 "마이스터고 등 특성화고를 제외하면 일반 고졸자들은 예전과 비슷한 단순 업무밖에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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