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銀, 전산사고 단골 은행 '오명'
NH농협銀, 전산사고 단골 은행 '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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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고장으로 인터넷뱅킹 중단…올 들어서만 두 차례

[서울파이낸스 문지훈기자] NH농협은행 인터넷뱅킹에서 또다시 문제가 발생하면서 미흡한 전산관리 체계가 재차 도마위에 올랐다. 툭 하면 터지는 전산사고 탓에 '전산사고 단골은행'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썼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6시20분께부터 NH농협은행의 인터넷뱅킹과 스마트뱅킹 거래가 중단됐다. NH농협은행과 동일한 전산망을 이용하는 NH농협생명보험과 NH농협손해보험도 각각 전산 처리가 중단됐다.

지난 2011년 해킹으로 인한 장기간 전산마비 사태 이후 '국내외 벤치마킹 대상이 없을 정도로 전산망을 제대로 정비했다'던 NH농협은행에서 올 들어서만 두 번째 관련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날 전산망은 오후 9시45분이 돼서야 복구됐으나 3시간20여분 동안 NH농협은행 고객들은 이용에 불편을 겪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는 "인터넷뱅킹 데이터베이스(DB) 서버 2대 중 1대의 하드웨어 부품 고장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며 "자동화기기(ATM·CD) 및 창구거래 등은 가능한 점에 미뤄 해킹에 의한 사고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농협의 전산시스템 관리 노력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농협은 2011년 전산 마비 당시 내·외부망을 분리하지 않은 점을 지적받았으나 여전히 분리작업에 소극적이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당시 지적에 따라 보안관련 파트에 대해서만 내·외부망을 분리했었다"며 "이번 사고로 모든 파트에 대한 분리를 검토하고 있지만 비용 등의 문제로 추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올 연말까지 각 계열사 금융망을 분리하고 NH농협은행의 경우 2015년까지 별도의 통합IT센터를 구축키로 했으나 진행속도도 여전히 더딘 상황이다. 현재 농협 전 사업 분야에 걸쳐 운영 중인 것을 별도로 분리하면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지만 인허가 문제 등으로 신속히 추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NH농협은행은 당초 서울 양재동 농산물유통센터 부지에 통합IT센터를 마련하려 했지만 서울시로부터 허가가 곤란하다는 최종 결론을 받았다. 이에 대체부지 확보에 나섰으며 이르면 오는 6월 공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동규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대체 부지를 찾아도 지방자치단체 인허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전산체제 구축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현재 5~6 곳을 검토중이며 구체적인 지역을 밝히긴 어렵지만 대체부지 확보 및 인허가가 동시에 해결될 수 있는 지자체와 논의중이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농협의 전산사고가 잦은 데 대해 다소 이해하기 힘들다면서도 이번 사고의 경우 기계적 결함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시중은행 IT관계자는 "영업점 수가 많아 단번에 내·외부망을 분리하기 힘들다고는 하지만 전산 사고가 잦은 것은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서버의 물리적 파손에 대비해 예비 서버를 준비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서버 자체가 아닌 구성 부품 고장이어서 서버 교체보다 해당 부품을 수리, 정상화하는 게 빠른 것으로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금융사들의 잇단 전산사고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전산사고가 발생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를 문책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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